미국이 촉발한 무역전쟁이 가장 큰 경쟁상대인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으로 우리나라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19일 “미국은 자유무역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고 다른 나라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한다”고 파악했다.
최근 국가경제위원회 수장에 발탁된 래리 커들로는 “나는 관세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중국은 오랫동안 규칙을 따르지 않았다”며 “미국은 동맹국들과 연합해 중국이 규칙을 위반하고 있음을 알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이러한 기조에 따라 움직인다고 봤다. 미국은 철강 관세 부과를 놓고 멕시코와 캐나다와 호주를 면제하면서 무역파트너이자 동맹국으로 끌어들였다.
박 연구원은 “유럽과 한국 등 나머지 국가들과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동일한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중국은 철강 협상도 마무리되지 않은 시기에 600억 달러 추가 제재 엄포를 놓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양상”이라고 파악했다.
미국이 중국계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에 연달아 제동을 건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1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주도한 머니그램 인수가 무산됐고 최근에는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도 실패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가 인수를 가로막았다.
박 연구원은 “첨단 정보통신(IT) 관련 산업에서 중국은 거대한 중국시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며 “최근 무역 관련 분쟁을 전쟁이 아닌 패권경쟁의 양상으로 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우리나라가 철강 관세 부과 대상이 되면 철강주 등 관련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미국의 실제 관심은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 보복과 이런 산업의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파악했다.
또 첨단산업분야에서 미국이 중국을 본격적으로 견제하면 한국이 수혜를 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은 인수합병이나 비관세장벽으로 한국과 격차를 빠르게 좁혀왔다”며 “퀄컴 인수 제동 등 중국 기업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면 한국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업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첨단산업은 아니지만 중국과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되면서 주가 동력이 약화됐던 조선 등 일반 제조업으로 수혜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