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은 단기금융업 인가를 언제 받을 수 있을까?

15일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지배구조를 놓고 압박을 가하면서 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가 더욱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기금융업은 발행어음을 찍을 수 있는 업무를 말하며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IB)의 핵심업무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증권사 5곳이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됐지만 단기금융업 인가는 한국투자증권만 받았다.

애초 NH투자증권은 ‘제2호’ 단기금융업 증권사로 유력하게 꼽혔다. 다른 증권사에 비해 금융당국의 제재 이력 등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NH투자증권의 인가가 늦어지는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큰 NH투자증권의 채무보증 규모를 문제삼는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배구조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최 위원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언급하며 “인가가 늦어지는 것은 각 증권사마다 결격 사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NH투자증권은 지주사인 NH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렸던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도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15일 금융사의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이날 금융감독원도 1월에 NH농협금융지주를 비롯해 금융지주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지배구조 운영실태 점검결과를 발표하며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49.1%의 지분을 보유한 NH농협금융지주다. 따라서 NH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가 금융당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되는지 여부에 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가 달려 있을 수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사외이사 4명 가운데 3명이 교체를 앞두고 있다. 31일 임기가 끝나는 민상기, 전홍렬, 손상호 이사가 연임하지 않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셀프연임’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회장의 임기는 4월28일 끝난다.

이 밖에도 금융위의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따라 최고경영자 후보자의 평가기준을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포함하고 내부감사의 실효성을 높이는 조치 등을 NH농협금융지주가 수행하는지 금융당국이 계속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조치들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는 시점은 더욱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금융사들로서는 당국의 요구사항에 맞추는 것이 당분간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각종 금융 관련 인·허가 심사도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