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가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하는 데 국민연금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한라비스테온공조의 기존주주로 이번 인수에 2천억 원 이상을 투자해 지분을 늘리는 계획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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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원 한앤컴퍼니 사장 |
한앤컴퍼니는 한라비스테온공조 대주주인 비스테온과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비스테온은 12일 이사회를 열어 한앤컴퍼니에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9%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비스테온은 15일 후속 이사회를 개최해 주식매매계약 등 거래 세부조건을 결정한다.
한앤컴퍼니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액은 3조9천억 원 선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2조5천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 지원도 금융권의 여신 승인을 받아 마무리단계에 있다. 한앤컴퍼니는 나머지 자금은 프로젝트 펀딩을 통해 마련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앤컴퍼니의 인수 과정에 국민연금공단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2천억~3천억 원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5.86%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최대 3천억 원을 투자할 경우 인수규모를 감안하면 이 지분은 11% 이상으로 늘어난다.
또 국민연금이 투자할 경우 사학연금과 행정공제회 등 국내 연기금들도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
한앤컴퍼니는 국민연금이 참여하면 인수가 쉬워진다. 또 인수를 둘러싼 잡음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다.
한앤컴퍼니는 국내외 투자자들을 유치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는데 국내 연기금이 참여한다면 국내 투자비중이 높아지고 해외 투자비중은 낮아지게 된다. 이 경우 당초 우려된 중국기업 매각이나 해외 기술유출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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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
국민연금은 2012년 비스테온이 한라공조 상장폐지를 위해 지분매수를 추진했을 때 이를 반대해 한라공조 상장폐지를 막은 적이 있다. 그 덕분에 한라공조는 오히려 비스테온의 공조자회사를 인수해 기업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참여는 국민연금에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한라비스테온공조가 고배당의 투자처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인수금융 이자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지분 인수 뒤 배당성향을 높게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재 대주주인 비스테온도 한라공조 인수 뒤 투자금 회수를 위해 배당성향을 높였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도 적지 않은 배당금을 받았다. 국민연금은 2009년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을 첫 취득한 뒤 5년 동안 268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