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한 번 더 연임할 수 있을까?
8일 금융권에서 김 회장의 임기가 4월28일 끝나면서 연임 가능성을 놓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은 2015년 4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올랐으며 지난해 1년 연임에 성공했다.
경영 성과만 놓고 보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
NH농협금융지주는 2016년 상반기 순이익 적자를 봤다. 조선·해운업종의 업황이 악화되면서 주력 자회사인 NH농협은행의 부실채권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김 회장은 잠재 부실을 한 번에 털어내는 경영기법인 ‘빅배스’를 실시하면서 2016년 하반기 NH농협금융지주의 순이익을 흑자로 돌려세웠다.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등 자회사들의 경영이 호조를 보이면서 NH농협금융지주는 2017년 연결기준 순이익 8598억 원을 냈다. 2016년에 비해 167.9% 급증했으며 2012년 지주 출범 이래 최대 수익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 대신에 새로운 경제관료 출신이 회장으로 선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NH농협금융이 농협 계열사라는 특성상 정부의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역대 NH농협금융 회장 가운데 내부출신은 초대 회장이었던 신충식 전 회장밖에 없다.
김 회장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이며 신동규, 임종룡 전 회장도 관료 출신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각종 기관장 후보로 꼽혔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의 이름이 다시 나오고 있다.
NH농협금융의 사외이사 4명 가운데 3명이 교체되는 점도 김 회장에게 부담이다.
민상기, 정홍렬, 손상호 등 사외이사 3명은 7일 열린 이사회에서 금융권 최고경영자의 ‘셀프연임’ 논란 등을 방지하기 위해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의 임기는 3월31일 끝난다.
후임 이사진이 회장 후보를 선정하기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하게 되는 만큼 인선 과정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
김 회장이 지난해 금융권 채용비리 논란에 휘말렸던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김 회장은 2015년 수출입은행 간부의 자녀가 금융감독원에 채용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았지만 2017년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로 밝혀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채용비리 의혹을 벗어난 만큼 연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본다. 반면 의혹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NH농협금융의 이미지가 일부 훼손됐다며 김 회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3월 중순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면 본격적으로 여러 회장 후보들의 이름이 등장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뚜렷한 유력후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