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이 임직원 30여 명과 함께 8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 등을 방문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일본 여러 곳을 둘러보며 사업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출장에서 돌아온 뒤 직원들에게 사업방향 등이 공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윤 개발·운영사업본부장이 2월에 정 회장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정 회장이 일본을 둘러보고 싶다고 말해 이번 출장이 잡혔다.
박 본부장은 정 회장이 2월 초에 영입한 도시개발 전문가로 일본 부동산개발기업인 모리빌딩도시기획의 서울지사장을 지냈다.
정 회장은 박 본부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일본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도쿄 인근 유카리가오카와 긴자 등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의 주력 사업모델인 도시개발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여태껏 주택사업 위주로 벌였던 개발사업을 더욱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기 위해 일본으로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은 국내 대형건설사 가운데 부동산 매입부터 기획, 시공, 운영, 관리까지 아우르는 디벨로퍼사업에 가장 적극적 의지를 지닌 건설사로 꼽힌다.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디벨로퍼사업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현대산업개발이 디벨로퍼사업을 강조한 시기는 이들보다 훨씬 빠르고 이미 국내 여러 사업장에서 성과를 냈다.
현대산업개발은 2006년부터 추진한 수원아이파크시티 사업을 2017년에 마무리했다. 이 사업은 7천 세대가 넘는 주거단지와 상업시설, 도시기반시설 등을 갖춘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으로 단일브랜드로 이뤄진 국내 최대 규모의 아파트단지다.
현대산업개발은 1970년대에 이미 서울시 압구정동에 현대아파트 대단지를 조성한 경험을 갖추고 있으며 부산시에는 해양레저단지인 해운대아이파크 건설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박희윤 현대산업개발 개발운영사업본부장.
하지만 이런 개발사업들은 전통적 개념의 디벨로퍼사업과 거리가 먼 측면이 있다.
대부분 대규모 주거단지를 건설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사업일 뿐 주변 지역과 상생·발전할 수 있는 형태의 개발사업으로 추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회장과 일본 출장에 동행하는 박희윤 본부장의 과거 발언들을 살펴볼 때 정 회장이 디벨로퍼사업의 다각화를 도시재생사업 중심으로 벌이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박 본부장은 모리빌딩도시기획 서울지사장으로 일할 때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디벨로퍼의 성장이 한국 부동산시장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도시재생을 진행하려면 명확한 주체가 있어야 하는데 디벨로퍼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10년 넘게 일본에 머물면서 일본의 대표 도시재생 성공사례인 롯폰기힐스와 미드타운 등을 공부했고 와세다대학교 도시개발 및 도시재생분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을 디벨로퍼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조직의 틀을 이미 마련했다.
정 회장은 1월 초에 현대산업개발 조직을 건설사업본부와 개발·운영사업본부, 경영기획본부 등 3본부 체제로 구성했다. 기존 건축부문과 토목부문을 건설사업본부로 통합한 것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최초로 이뤄지는 것으로 디벨로퍼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능 중심의 조직을 사업부 중심 조직으로 통폐합했다는 의미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