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는 조건으로 한국 정부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GM의 요구을 받아들여 GM이 한국에 남게 되더라도 한국GM 입지는 여전히 불안할 가능성이 높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GM의 자금지원 요구를 받아들여 GM이 한국에 남더라도 한국GM 구조조정을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GM이 시한부로 한국GM을 살려둘 수 있다는 것이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 지도부를 만나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 신차 물량을 배정하고 한국GM의 연간 생산량을 50만 대 수준으로 유지하는 계획을 밝혔다.
GM이 5월 말 한국GM의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하면서 한국GM의 연간 생산능력은 부평공장 44만 대, 창원공장 21만 대 등 65만 대로 낮아졌다.
한국GM은 지난해 52만 대를 생산했는데 GM은 한국GM의 현재 연간 생산능력을 밑도는 생산 계획을 제시한 것이다.
GM이 한국GM에 2종의 신차 물량을 배정하기로 약속했지만 한국GM이 신차 물량을 배정받은 뒤 실제로 생산하기까지 3~4년의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한동안 판매실적 부진을 이어갈 수도 있다.
특히 군산공장 폐쇄 이후 브랜드 신뢰도가 더욱 떨어져 한국GM이 국내에서 판매부진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한국GM의 2017년 국내 판매량은 13만2천 대로 2016년보다 27% 줄었는데 한국GM 철수설이 크게 불거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GM이 수년 동안 적자를 내는 해외 사업장을 정리하고 미국, 중국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한국GM의 입지를 흔들 수 있다. GM이 수익성을 우선순위에 두면서 한국 생산 물량을 점차 미국, 중국으로 옮길 것으로 일부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GM은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해 신차 물량을 배정하는 데 더해 한국GM에 빌려준 돈 27억 달러(3조2천억 원)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경영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 출자전환 참여 등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 지분 17%를 보유한 산업은행이 출자전환에 참여하면 지분율에 따라 5천억 원 정도를 써야한다.
GM이 출자전환 참여와 함께 신규 투자 지원, 금융 및 세금 혜택 등을 요구할 수 있어 한국 정부의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GM은 한국 정부에 10억 달러(약 1조 원)의 금융 지원과 세제 혜택을 받는 조건으로 한국GM의 부채 22억 달러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GM은 아직 한국GM 경영 정상화 방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앵글 사장이 22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 자리에서 구체적 경영 정상화 계획을 밝힐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