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유상증자가 순항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21일부터 이틀 동안 7천억 원 규모의 우선주 공모절차를 시작한다.
자금 7천억 원을 조달하기 위해 우선주 1억4천 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다. 주주배정을 실시한 뒤 실권주는 일반공모방식으로 진행한다.
공모에 앞서 진행한 우리사주 청약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7~9일 미래에셋대우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우리사주 청약 접수 결과 직원 4548명 가운데 90.3%인 4108명이 신청했다.
우리사주에 배정된 2800만 주 가운데 3166만 주가 신청돼 청약률은 114%로 나타났다.
많은 직원들이 2015년 말에 이뤄진 미래에셋대우 유상증자에 참여해 2배에 가까운 수익률을 냈던 만큼 직원들의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도 지분율만큼 참여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 지분 18.62%를 보유하고 있어 지분율대로라면 미래에셋대우 유상증자에 1228억2500만 원을 출자하게 된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미래에셋캐피탈과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자기자본의 150%를 넘는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지분율만큼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의 147% 수준으로 규제 기준을 넘지 않았지만 미래에셋대우에 1228억 원을 추가출자하기에는 넉넉지 않은 수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에셋캐피탈은 3월에 5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해 자기자본을 늘리기로 했다. 자본으로 인정받는 영구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추가출자 여력이 1200억 원 넘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도 미래에셋대우 유상증자에 참여할지 여부를 놓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미래에셋대우 지분 10.15%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미래에셋대우와 자사주를 교환해 미래에셋대우 지분 7.11%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대로면 미래에셋대우 유상증자에 497억 원(928만 주)을 출자해야하지만 네이버는 구주주 청약권을 시장에 내놓았다. 신주인수권 매각가격은 장당 100원으로 알려졌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고 거래 유동성이 보통주보다 적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 방식은 대주주의 경영권을 위협받지 않으면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미래에셋대우가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경영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도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유상증자는 21~22일 구주주 청약을 거친 뒤 26~27일 실권주 일반공모로 진행된다. 납입일은 3월2일이고 3월14일 신주가 상장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