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02-18 07: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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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운명의 날 시계가 한 달 정도 남았다.
문재인 정부는 3월 안에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을 살려둘지, 만약 살려둔다면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할지 등 내용을 담은 조선업계 혁신성장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 오은상 성동조선해양 대표이사 직무권한대행.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가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 결과 보고서를 거의 마무리하고 설 명절 직후나 2월 마지막주쯤 최종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할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수출입은행, 조선해양플랜트협회 등은 올해 1월 삼성KPMG를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2차 컨설팅회사로 진행해 실사를 진행했다.
정부는 지난해 한영EY회계법인을 통해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재무건전성을 중심으로 1차 컨설팅을 진행했다. 한영EY회계법인은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을 청산하는 게 존속하는 것보다 낫다고 봤다.
하지만 정부가 여기에 지역경제 영향 등 산업적 측면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2차 실사를 진행한 부분도 있어 2차 실사 결과는 1차 실사 결과와 달라질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생존 가능성에 무게를 실을 수 있다는 것이다.
STX조선해양이 최근 그리스선사 판테온으로부터 중형유조선 2척을 수주한 점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STX조선해양은 2일 판테온으로부터 중형 유조선 2척을 수주해 2019년 3분기까지 작업할 일감을 확보해 생존기한을 늘렸다.
STX조선해양은 KDB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던 덕분에 중형 유조선을 수주할 수 있었는데 정부가 STX조선해양의 생존에 긍정적 신호를 보낸 것일 수도 있다.
박영목 STX조선해양 기획관리부문장은 "일본이 중형 조선소를 축소하고 청산하면서 설비와 인력 등 핵심역량을 잃어버려 대한민국에 세계 1위 조선국 자리를 내어줬다“며 ”한국이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고부가가치 선박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유지해 경쟁국을 따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부문장의 발언은 한국이 조선 강국으로서 지위를 유지하려면 STX조선해양 등 중형 조선사를 청산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다만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이 살아남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구조조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떠오른다.
STX조선해양은 꾸준히 신규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이후로 일감이 끊겨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2017년 7월 그리스 선사 키클라데스로부터 유조선 5척을 수주했지만 생존 여부가 불확실한 데 따라 선주로부터 공정 연기 요청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클락슨리서치에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2016년 말 28척, 70만8000CGT에서 지난해 12월 말 5척, 13만CGT로 급감했다.
STX조선해양은 인력규모를 줄여가며 중소형 유조선, 가스운반선 등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성동조선해양은 선박 개조와 수리, 선박 일부를 제조하는 블록공장 등으로 전환한다는 것 등을 검토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청산의 책임도 무겁기 때문에 시장내 자연소멸 시키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청산도 하지 않고 지원도 하지 않으면서 기업에게 번 돈으로만 노동자에게 월급을 주라고 하면 매년 월급은 줄어들 것이고 자연스럽게 퇴사율이 높아지면서 파산하게 되는 것이죠. 책임을 시장에게 넘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8-02-19 23:2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