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구글과 협력을 강화해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이 보유한 막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분석된다.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왼쪽)과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전시회 ‘MWC2018’에서 각각 ‘갤럭시S9', '2018년형 V30'를 공개한다.
두 제품 모두 구글 서비스와 연동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특히 삼성전자는 시각인식 서비스에서, LG전자는 음성인식 서비스에서 구글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에 구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비전’을 제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이번 갤럭시S9에 기존 포스퀘어에서 구글로 협력회사로 바꾸면서 '빅스비비전' 성능을 대폭 개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빅스비비전은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 기능 가운데 하나로 주변 사물이나 텍스트, 지형·지물 등 여러 시각적 대상을 자동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현재 위치를 카메라로 촬영하면 빅스비비전이 주변에 맛집이나 쇼핑센터 등을 검색해서 알려주는 식이다.
빅스비비전은 그동안 미국의 유명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포스퀘어와 이미지 공유서비스 핀터레스트와 연동됐는데 이번에 구글로 협력회사를 바꾸면서 더욱 풍부한 장소 정보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퀘어는 전 세계적으로 25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구글의 월간 사용자 수가 20억 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확보해둔 데이터 규모에서 구글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빅스비비전은 실시간으로 구글 번역서비스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처럼 단어를 하나하나 선택하지 않아도 문장이나 문단을 한꺼번에 인식해 빠르게 번역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이번에 구글이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를 빅스비비전에 적용하면서 그동안 빅스비로 얻었던 부정적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음성인식분야에서 구글과 더욱 돈독한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처음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에 구글어시스턴트를 적용해 호평을 받았는데 이번에 인식할 수 있는 음성 명령어를 대폭 늘려 구글어시스턴트의 성능을 크게 개선하기로 했다.
구글은 이미 자체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을 통해 빠르게 사용자 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2018년형 V30에 적용되는 구글어시스턴트 수준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음성인식 서비스는 사용자들로부터 받는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인식률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앞으로도 구글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자체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가 후발주자인 탓에 아직까지 확보해둔 데이터가 적고 LG전자는 독자적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구글어시스턴트가 영어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LG전자와 협력하면서 한국어 성능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며 “LG전자가 지닌 제조 역량과 구글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해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개되지 않은 제품과 관련해 얘기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