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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부 다이소 회장 |
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 회장이 다이소 매출 1조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고민도 깊다.
영업이익률 1%는 큰 고민거리다. 자칫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이소가 언제까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주목한다. 유통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처방안도 찾아야 한다.
박 회장은 해외진출을 통해 이런 고민들을 해결하려고 한다.
◆ 영업이익률 어떻게 끌어올릴까?
다이소는 지난해 처음으로 25억 원의 적자를 냈다.
다이소는 지난해 용인시에 물류센터를 새로 열고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했다. 물류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다보니 이를 정착시키는 데 시행착오를 거쳤다. 적자도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박 회장이 적자를 내면서까지 물류시스템을 개편한 것은 다이소의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다이소의 최근 5년 동안 평균 영업이익률은 1% 수준으로 매우 낮다. 2011년 매출 5100억 원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120억 원에 불과했다. 2012년 영업이익률은 더 떨어졌다. 매출 6370억 원에 영업이익은 10억 원에 그쳤다.
다이소의 저렴한 가격이 지금의 다이소를 키운 최대 강점인 동시에 약점인 셈이다.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떨어졌다.
박 회장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판매가격을 올리는 대신 물류시스템을 개선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주변에서 1천 원짜리를 팔아 언제 투자비를 건지겠냐며 말렸지만 다이소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박 회장은 “전국 매장에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씩 물류를 공급해야 하는 데 이것을 합리적으로 풀어내지 못하면 안됐다”며 “균일가이기 때문에 물류비용을 최소화하고 시스템화해야 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3년 동안 1500억 원을 들여 용인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화 물류센터를 지었다.
물류센터가 완공된 뒤 자동 분류, 무인 운반차량 등 최첨단 설비를 통해 물류가 원활해 졌다. 투입인력은 반으로 줄었지만 하루 출고량은 2배 정도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물류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3~4%에서 2%로 크게 떨어졌다.
박 회장은 올해 영업이익이 3~4%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 가격경쟁력, 언제까지 가능할까?
다이소는 현재 1천~2천 원짜리 상품 비중이 전체의 90%에 가깝다. 균일가 저가매장이기 때문에 가격인상에 대한 소비자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이 10년 동안 100여 종의 생활필수품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저가 균일가매장이라는 원래의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다. 외형성장을 위해 다이소가 유지해 온 균일가 정책을 포기하면 소비자들이 다이소에 등을 돌릴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이소가 언제까지 지금의 저가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해마다 인건비나 원자재 비용 등이 상승하면서 가격인상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일본의 다이소도 100엔으로 시작해 상당기간 이 가격을 유지했지만 1만 엔짜리 상품도 팔고 있다. 다이소 역시 3천 원 이상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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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부 다이소 회장 |
◆ 온라인사업 강화
박 회장은 앞으로 다이소몰의 온라인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다이소는 현재 온라인몰인 다이소몰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유통산업이 온라인 위주로 급변하면서 2008년 다이소몰을 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다이소몰의 매출은 연 240억 수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다이소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입점해 특별히 구매 계획을 세우지 않은 채 매장에 들리는 소비자를 주요 고객으로 삼는다. 최대한 다양한 물건을 많이 진열하는 것도 이런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특성 때문에 미리 계획을 세우고 살 물건을 검색하는 온라인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박 회장은 지난 7월 몇 년 만에 다이소몰을 개편했다. 기존보다 구매, 교환, 반품 등의 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고객들이 불편을 호소했던 검색 시스템도 개선하며 온라인몰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다이소몰은 현재 85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일일 방문객도 5만 명에 이른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편이다.
다이소몰은 가격이나 매장 구성 면에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팔기 어려운 상품들을 선보이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 판매중인 상품들 외에 식품 비중도 늘리기 위해 많은 업체들과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 미국시장 진출 계획
박 회장은 다이소의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해외진출을 꼽았다.
다이소는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다. 다이소는 2011년 중국에 ‘하오스터’라는 이름으로 진출했다. 일본 다이소가 중국에 이미 진출해 있어 다이소라는 이름을 쓰지 못했다.
다이소는 지금까지 상하이와 베이징 등을 중심으로 100여 개의 하오스터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오스터 역시 한국의 다이소처럼 균일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3천여 종의 취급품목 가운데 1100여 개는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다이소와 같은 균일가 매장은 중산층 이상이 많고 유통시장이 활성화한 국가에서 더 호응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은 아직은 투자를 통해 매장을 확장할 시기라는 것이 박 회장의 생각이다.
다이소는 앞으로 상하이와 베이징에 집중된 매장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고 제품종류도 늘리기로 했다.
다이소는 앞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은 2조 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균일가매장 시장보다 25배 큰 50조 원대의 균일가매장 시장이 존재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