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성능 경쟁력 확보가 전 세계 제조사들에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 5G통신 등 고성능 신기술 적용이 본격화되며 전력 소모가 늘어 스마트폰 배터리가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가 경쟁업체보다 앞선 구조조정과 품질 개선 노력으로 경쟁력을 주목받고 있어 배터리 고성능화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출시를 앞둔 신제품에 탑재할 배터리 용량과 성능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6인치에 가까운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 기술 탑재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으며 평균 소비전력이 이전 제품과 비교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을 무작정 늘려 탑재하면 휴대성이 떨어지고 이전과 같은 배터리를 적용하면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짧아질 수밖에 없어 제조사들이 해법을 찾기 어렵다.
특히 내년부터 전 세계에 보급되는 5G 통신규격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기술적 특성상 배터리 소모량이 훨씬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5G 스마트폰에는 기존 통신규격보다 탑재해야 하는 안테나 수가 늘어난다”며 “전력 사용량은 증가하는 한편 스마트폰 내부 여유공간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고속의 5G통신 성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콘텐츠도 전력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체감 배터리 효율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더 큰 배터리를 적용하면 전체 설계를 완전히 바꿔야 하는 부담도 있어 배터리 탑재량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애플, 중국업체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런 변화에 대응해 저전력 반도체를 사용하거나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력 소모를 줄이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배터리 차원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의미있게 개선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고성능 배터리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갈수록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삼성SDI가 소형배터리 기술력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데다 고성능 배터리 중심으로 대규모 생산라인 구조조정을 앞서 마친 만큼 안정적 공급능력을 갖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2015년부터 기존의 스마트폰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라인을 성능과 효율이 뛰어난 리튬폴리머로 대부분 전환하며 막대한 시설 투자를 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는 주요고객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 이후 배터리 생산라인에 안전검증절차를 대폭 강화하면서 추가 비용이 들어갔다.
삼성SDI는 이런 선제적 투자 성과로 고용량 스마트폰 배터리에 핵심인 효율성과 안정성, 생산능력을 모두 갖춰내며 본격적으로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 삼성SDI의 모바일기기용 리튬폴리머 배터리. |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삼성SDI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 고객사들에 소형 배터리 공급을 확대한 성과로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고 밝혔다. 계열사인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비중도 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리튬폴리머 중심으로 생산비중을 높이고 배터리 검증절차를 강화한 것이 글로벌 고객사들에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시장 확대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고성능화 추세로 배터리 크기를 유지하면서 더 많은 용량이 들어가는 고효율 배터리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삼성SDI 실적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삼성SDI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공급되는 배터리의 성능과 효율은 고객사의 주문에 맞춰 다르게 생산된다”며 “성능이 좋은 배터리가 대체로 단가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가 올해 소형 배터리사업에서 매출 3조5850억 원, 영업이익 326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약 28%, 영업이익은 53% 급증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