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이끌어낸 2016년과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2차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가결됐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에게 임단협 타결은 핵심과제로 꼽혔던 만큼 단독 대표이사로서 입지도 한결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 노조)는 9일 “조합원 총회에서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2차 잠정합의안이 가결됐다”며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기대에 못 미치지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 가결된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2016년과 2017년 임단협의 2차 잠정합의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56.36%(4917명), 반대 43.26%(3774명)로 찬성이 우세했다. 전체조합원의 88.76%(8724명)가 투표에 참여했다. 

2차 잠정합의안 내용이 1차 잠정합의안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더 이상 회사를 설득하기가 어려워 이번 잠정합의안이 가결된 것으로 노조집행부는 파악했다.

노사는 지난해 12월29일 1년7개월 정도만에 2016년과 2017년 임단협에서 1차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지만 올해 1월 진행된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사는 7일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쟁점이었던 상여금 분할지급과 성과급 규모는 1차 잠정합의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노사는 1차 잠정합의안처럼 이번에도 짝수달마다 지급되던 상여금을 매달 나눠 지급해 2018년도 최저임금 규제를 지키기로 합의했다.

2017년도 임금협상의 쟁점이었던 성과급 지급비율도 97%로 유지됐다. 다만 노조는 유상증자에 따른 우리사주 청약대출금 1년치 이자비용과 직원 생활안정 지원금 등으로 60만 원을 더 받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올해도 일감부족과 실적부진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합원들이 더 이상 임단협에 시간을 뺏기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임단협이 타결된 것”이라며 "임단협을 마무리함으로써 노사가 다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강환구 사장은 이번 타결로 노사관계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

강 사장은 노무관리 전문가로 인정받아 2016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2018년도 임원인사에서 단독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강 사장은 지난해 12월 단독대표이사에 내정된 지 한 달도 되기 전에 현장을 방문하며 노사관계 개선에 공을 들였다.

강 사장은 지난해 12월 울산조선소 작업장을 두 번 방문하며 조합원을 상대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몰려 있다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