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멜론’을 매각한지 5년 만에 음악사업에 다시 진출한 것으로 놓고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이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를 스피커와 내비게이션 ‘T맵’ 등에 적용하며 인공지능 생태계를 확대하는 가운데 음악 플랫폼을 놓칠 리가 없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1월31일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올해 안에 새 음악 플랫폼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음악 서비스는 인공지능 시대가 다가오면서 다시 조명받고 있다. 스마트폰과 스피커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기기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스마트폰 이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기사검색(60.1%)이었고 그 다음이 음악재생(23.8%)이었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음악 서비스를 활용하는 빈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카카오가 최근 출시한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는 주로 음악재생용으로 쓰이고 있다. 카카오미니에는 카카오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음악 플랫폼 ‘멜론’이 핵심 서비스로 탑재돼 있다.
SK텔레콤은 2016년 9월 국내에서 인공지능 스피커를 가장 먼저 출시했지만 음악은 멜론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 스피커에서 KT뮤직의 음악 플랫폼 ‘기가뮤직’을 서비스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3월 KT의 음원서비스 계열사인 KT뮤직 지분 15% 인수한 뒤 기가뮤직을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서비스 등에 활용하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직원들에게 ‘멜론을 매각한 것은 실수였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인공지능사업에서 자체 음악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 음악 플랫폼은 내비게이션 T맵에도 적용돼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생태계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T맵에 인공지능 플랫폼을 탑재했고 관련 서비스를 계속적으로 추가하며 인공지능 데이터를 계속 확보하고 있다. 차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운전자들이 많기 때문에 내비게이션에서도 음악 서비스가 핵심 콘텐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음악 서비스를 강화로 노리는 최종목표는 인공지능 기술력울 고도화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서비스는 딥러닝 기술을 통해 스스로 발전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늘어나 음성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서비스가 고도화된다. 인공지능 서비스를 강화해 사용자가 늘어나면 이것이 인공지능 기술 향상으로 이어져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 인공지능 플랫폼의 월간실이용자수(MAU)는 지난해 말 기준 210만 명 수준이고 올해 말 500만 명이 넘어설 것”이라며 “인공지능의 적용을 스피커와 내비게이션 외에 다른 기기로 확대하고 음악 서비스 등을 강화하면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