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상장회사의 주주총회 활성화방안을 내놓았다.
주주총회가 3월 말에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개최를 유도하고 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여를 적극 독려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금융위원회는 1월31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상장회사 주주총회 지원TF(태스크포스팀)’ 3차 회의를 열어 상장회사 주주총회 활성화방안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말에 섀도우보팅 제도가 없어진 만큼 상장회사들이 주주총회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섀도우보팅은 상장법인의 요청이 있을 경우 한국예탁결제원이 주주총회에서 안건의 찬성·반대 비율에 따라 예탁돼 있는 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를 말한다. 1991년에 도입된 뒤 2014년에 3년 연장됐지만 지난해 연장되지 않고 일몰됐다.
금융위는 상장회사들이 주주총회를 분산해 열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무관심한 것은 단기투자에서 비롯된 점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주주총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주총회를 향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주주총회 개최환경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라고 불릴 만큼 3월 말에 상장회사의 주주총회가 몰리면서 주주들이 참석하기 어려운 데다 주주총회가 30분 만에 끝나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위는 2월부터 주주총회 자율분산 프로그램을 운영해 참여하는 상장회사에게 불성실공시 벌점 감경, 공시우수법인 평가 가점, 시장조치 유예 요건 인정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주주총회가 집중된 날에 주주총회를 열려는 상장회사는 그 사유를 주주들에게 알려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12월 결산법인이 3월 말까지 주주총회를 열도록 하는 강제하는 내용이 담긴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요건을 없애고 상장회사 표준정관을 개정하기로 했다. 상장회사들이 4월에도 주주총회를 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직접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주주들도 전자투표를 통해 주주총회에 참여하도록 적극 독려한다.
금융위는 모바일 전자투표서비스를 시작하고 전자투표를 할 때 필요한 공인인증서 범위를 늘려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활발하게 참여하도록 지원한다. 예탁결제원은 전자투표를 한 주주에게 모바일 상품권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증권회사와 증권유관기관은 소액주주들에게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 각 상장회사의 주주총회 일정과 참여방법을 알린다.
금융위는 주주총회 분산과 전자투표 등 소액주주의 주주총회 참여여건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상장회사 명단을 작성해 알리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주주총회 활성화 방안이 실시되면 ‘슈퍼 주총데이’ 문제가 없어지고 전자투표 행사율이 크게 오르는 등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상장기업과 주주들이 주주총회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