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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또 자사주 매입, 삼성생명과 합병 준비하나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8-01-30 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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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확보한 자사주를 어떻게 활용할까.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해 발행주식수의 2.5%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하고 앞으로 이사회 의결을 통해 구체적 매입 규모와 기간, 방법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삼성카드 또 자사주 매입, 삼성생명과 합병 준비하나
▲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삼성카드가 2016년 8월31일 발행주식수의 5%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3개월 안에 매입을 완료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자사주 매입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주주환원정책이 진정한 목적이라면 차라리 현금배당을 늘리거나 소각 목적의 자사주 매입을 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회사가 자사주를 사들인 다음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1주 당 가치가 늘어나게 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6년에 매입한 자사주를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소각을 위한 매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2012년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을 때 이를 소각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매입이 이루어진 뒤 바로 소각해 주가를 부양했다.

하지만 2016년 자사주 매입 시에는 그런 언급이 없었고 지금도 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자사주 매입 역시 소각 목적이라고 밝히지는 않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을 어떻게 활용할지 아직까지 정해진 게 없다”며 “자사주 매입이 완료된 시점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 자사주가 결국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 재편에 쓰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는 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2016년 초에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카드 주식 43.84%를 사들여 지분율을 71.86%로 끌어올렸다. 그해 하반기에 삼성카드는 자사주 5.39%를 매입했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와 소규모 합병을 진행하기 쉽도록 삼성카드가 자사주를 매입해 삼성생명에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 삼성카드가 이듬해 한 차례 더 자사주 매입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함께 나왔는데 이번에 진행하는 것이다.

합병회사가 피합병회사 주식을 80%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결의로만 간편하게 합병 승인을 할 수 있게 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카드 주식 71.86%와 삼성카드의 자사주 5.39%, 그리고 이번에 추가로 매입하기로 한 자사주 2.5%를 모두 합하면 지분율이 79.75%에 이르게 된다. 

삼성카드는 이익잉여금이 풍부한 회사로 꼽히는 만큼 삼성카드와 삼성생명이 합쳐지면 삼성카드의 자본이 삼성생명으로 흘러들어가 삼성생명이 추가 자회사 지분 확보에 동력을 얻게 된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최대주주인데 금융지주사가 되려면 자회사들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증권 지분 29.41%, 삼성자산운용 지분 100%, 삼성카드 지분 71.86%, 삼성화재 지분 14.98%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지분 0.6%와 삼성화재 지분 15.02%를 추가로 확보해야 금융지주사 요건을 충족한다. 

삼성카드가 대규모 유상감자를 실시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카드가 유상감자를 하면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상당한 현금을 얻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자회사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카드 처지에서도 자사주를 더 많이 보유할수록 유상감자를 실시할 때 삼성생명이 아닌 다른 주주들에게 줘야 하는 환급액이나 보상액 부담이 줄어든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관련한 지분 관계 역시 시장의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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