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이 자회사인 삼양패키징을 통해 효성의 패키징사업부를 인수했다.
삼양사는 자회사인 삼양패키징 주식 524만700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263억3500만 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출자 후 삼양패키징에 대한 지분율은 10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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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 삼양그룹 회장 |
삼양사는 “지분확보와 삼양패키징의 현금확보를 돕기 위해 출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양패키징은 확보한 현금을 효성의 패키징사업부 영업양수 자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로써 삼양사는 263억 원에 5천억 원대 자산규모인 효성 패키징사업부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효성 패키징사업부는 음료와 맥주 페트병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연간 매출 2300억 원을 올리며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양패키징은 업계 3위로 매출이 900억 원에 그치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은 업계 3위 업체가 1위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사모펀드를 단기적으로 활용한 첫번째 사례가 됐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효성에서 삼양사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단계에서 사모펀드가 사실상 다리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효성은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재편 작업을 위해 지난 10월 패키징사업부를 스탠다드차티드(SC) PE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4150억 원이었다. 스탠다드차티드PE는 자회사를 통해 패키징사업부를 인수했다.
삼양사는 자회사인 삼양패키징과 효성의 패키징사업부를 합병하면 지분 51%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스탠다드차티드PE는 지분 49%를 보유해 2대주주로 남는다.
삼양사는 효성 패키징사업부와 합병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하려고 한다.
합병과 관련한 논란도 따를 전망이다. 삼양패키징과 효성 패키징사업부가 합쳐지면 업계서 독과점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페트병 시장에서 효성(30%)과 삼양패키징(15%)을 합친 시장점유율은 45%에 이른다. 그룹 내부거래를 하고 있는 롯데알미늄의 점유율 15%를 제외하면 사실상 독과점이 되는 것이다.
또 삼양패키징은 앞으로 효성 패키징 사업부 노조의 반발도 추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효성 패키징사업부 실무진들조차 계약 전날까지 삼양패키징과 합병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패키징사업부 직원들은 노조를 새로 만들어 합병을 반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