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바이오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이르면 올해 SK바이오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코스닥과 미국 나스닥을 놓고 다각도로 검토하며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29일 SK바이오팜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을 놓고 “코스닥과 나스닥 상장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투자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이 나스닥 상장을 위해 외국계 증권사들에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는 말이 나왔다. 신약 개발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올해 본격적으로 상장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SK바이오팜은 신약개발을 담당하는 생명과학 전문회사로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완전자회사다.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SK바이오팜의 기대받는 신약들이 모두 미국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바이오팜이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뇌전증(간질) 치료제 ‘YKP3089’와 수면장애 치료제‘SKL-N05’는 이르면 2019년 미국에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YKP3089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말까지 임상시험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L-N05는 임상시험을 모두 마치고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신약 판매승인신청(NDA)까지 받았다.
YKP3089와 SKL-N05는 각각 연간 1조 원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신약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SKL-N05는 미국 제약회사 재즈(JAZZ)에게 기술수출을 했기 때문에 미국 매출에서 일정 수수료(로열티)만을 받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그룹은 신약 상업화에 발맞춰 SK바이오팜의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려 할 것”이라며 “SK바이오팜은 주요 신약을 미국에서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나스닥 상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이 코스닥 상장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서 일고 있는 바이오주 열풍을 고려하면 코스닥에서 더 높은 몸값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나 티슈진이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코스닥으로 방향을 바꾼 것도 이런 상황이 고려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티슈진은 각각 2017년 7월, 11월에 코스닥에 상장했는데 모두 흥행에 성공했고 기업가치도 급상승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티슈진의 현재 기업가치는 상장 당시보다 각각 3배, 1.5배가량 올랐다.
비용이나 향후 시장 내 지위 등을 고려해도 나스닥보다 코스닥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 상장 유지비용이 코스닥보다 더 비싸고 공시를 포함한 관리부담이 커질 수 있다. 또 SK 브랜드를 바탕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것도 미국보다는 국내가 수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동구바이오제약, 알리코제약 등 바이오제약회사들의 상장이 연이어 추진되고 있다”며 “대기업 계열사인 SK바이오팜이 국내에서 상장을 추진할 경우 시장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