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에 매각이 결정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노조 설립 등 강경 대응을 하고 있다.
삼성토탈에 이어 삼성테크윈 사원들도 노조 설립을 결의한 뒤 매각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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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경남 창원시 삼성테크윈 제2사업장 정문 앞에서 소속 직원 800여 명이 모여 한화그룹 매각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뉴시스> |
삼성테크윈 제2사업장 비상대책위원회는 1일 경남 창원의 회사 정문 앞에 모여 비대위 총회를 열고 매각을 저지하기로 결의했다.
비대위는 노조를 설립해 법적 테두리 안에서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삼성테크윈 창업 제2사업장은 항공기 엔진 등을 생산하는 방산업체로 직원들이 집회를 연 것은 1977년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직원 800여 명은 추운 날씨인데도 집회에 참가해 ‘삼성테크윈 매각반대’라고 쓴 종이를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정문 입구에 ‘이재용만 자식이냐 우리도 자식이다’, ‘삼성테크윈 한화 매각 결사반대’ 등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김종일 제2사업장 비대위 위원장은 “우리 모두의 하나된 힘을 모으기 위해 단일 노조를 설립하기로 했다”며 “삼성그룹의 일방적인 매각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제3사업장 비대위도 이날 집회에 동참했다. 이 사업장은 자주포 등 방산부품을 생산해 왔다.
정간호 제3사업장 비대위원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국가방위를 책임지는 사명감 하나로 일한 사원들에게 한 마디도 없이 그룹 경영권 승계와 기업 이익 추구를 위해 뒤통수를 쳤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창원 제3사업장 비대위는 지난달 28일 총회에서 노조설립을 결의한 상태다.
창원 2, 3사업장 비대위는 이날 판교사업장 비대위와 창원에서 만나 범비대위를 꾸리기로 했다. 삼성테크윈 전체 직원은 연구개발센터 인력 등이 있는 판교 사업장을 포함해 모두 4600여 명에 이른다.
범비대위는 앞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조설립 동의서를 받아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노조설립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하고 매각 저지 투쟁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김철교 삼성테크윈 대표는 이날 “이번 매각으로 상처를 받고 상실감을 느꼈을 임직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글을 보내 직원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고용안정은 물론이고 임직원 처우수준도 현재와 같이 유지되고 보장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화그룹에 매각된 4개 계열사 가운데 삼성토탈도 지난달 28일 충남 서산지청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비즈니스포스트 김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