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이 가온전선을 LS전선 자회사로 편입하며 전선사업 재편에 나섰다.
또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고 LS전선의 상장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이 가온전선을 자회사로 편입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LS전선은 24일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가온전선 지분 37.62% 가운데 31.59%를 인수했다. 가온전선은 그동안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소유하는 형태로 경영해왔는데 이번에 지주사체제 아래에 두게 됐다.
LS전선은 “시너지를 내기 위해 가온전선의 자회사 편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자산 5조 원 이상인 대기업그룹 계열사들은 총수일가 지분이 30%(비상장사는 20%) 이상인 회사에 일감을 몰아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 원 이상이거나 내부거래 비중이 12% 이상인 경우 규제대상이다.
가온전선은 그동안 LS그룹 오너일가가 37.62%의 지분을 들고 있었고 2016년 기준으로 내부거래 매출이 261억 원이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을 수 있었다.
다만 공정위는 내부거래 금액이 큰 경우라도 효율성, 보안성
등이 인정되는 경우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어 가온전선은 특별한 제재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지분요건을 현행 30%에서 2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위험을 최소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LS전선 관계자는 “이번에 오너일가의 가온전선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LS→LS전선→가온전선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해 경영 투명성을 높였다”며 “이와 동시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문제를 해결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이 상장을 위한 사전작업을 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LS전선의 자회사인 LS전선아시아, 가온전선은 모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돼 있지만 LS전선은 현재 비상장사다.
LS전선은 2014년 상장을 검토한 적이 있지만 전선업계의 불황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계속 상장을 미뤘다. 대신 베트남에서 급격하게 성장한 자회사 LS전선아시아를 2016년에 상장했다.
하지만 최근 구리 가격 상승으로 업황이 개선되면서 LS전선이 다시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S전선은 2017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9134억 원, 영업이익 306억 원을 냈다. 2016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49%, 영업이익은 325% 늘어났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2016년보다 141% 증가했다.
구리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LS전선은 올해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LS전선과 전선 자회사들의 주요 제품인 전력 및 광케이블은 핵심 원재료를 구리로 삼기 때문에 구리 가격이 높아지면 제품 판매단가도 함께 올라 수혜를 입는다.
LS전선은 25일 기준 시가총액 984억 원에 이르는 가온전선을 자회사로 두게 되면서 기업가치도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LS전선은 보유하고 있는 LS전선아시아 지분 57% 가운데 약 7%를 오너일가에게 매각해 가온전선 지분인수 자금의 50% 가량을 마련하는데 이도 LS전선의 재무부담을 최소화하기 조치로 풀이된다.
LS전선 관계자는 “상장은 예전부터 계속 검토하고 있었는데 그동안 실적 악화로 상장 추진을 미뤄두고 있었다”라며 “지난해와 같은 실적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수년 안에 상장을 다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