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간편결제 네이버페이를 놓고 누리꾼들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시에 압박을 받고 있다.
누리꾼들은 네이버의 뉴스기사 댓글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네이버페이를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데 곤혹해 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일부 이용자들은 네이버가 뉴스기사 댓글을 조작하고 있다며 조직적으로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최근 포털에 올라온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기사 댓글 가운데 정부 비판 댓글에 대한 공감 수가 비상식적인 속도로 올라갔다며 댓글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는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네이버 뉴스의 댓글을 수사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기사 악성댓글과 허위사실을 신고하는 버튼을 만들어주고 필터링을 강화해줄 것을 네이버에 요구하고 있다.
네이버 불매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불매운동 대상은 네이버페이다. 온라인상에는 ‘네이버페이 불매운동 1월23일 시작’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는 논란이 확산되자 20일 직접 분당경찰서에 댓글 수사를 의뢰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누리꾼들의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23일 공정위의 현장조사를 받았다.
공정위 시장감시국은 이날 경기도 판교 네이버 사옥에 직원들을 파견해 재무팀과 검색광고를 담당하는 부서를 상대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을 운영하면서 이용자들에 네이버페이 사용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지난해 8월말 네이버가 네이버쇼핑 목록에 ‘네이버페이 결제하기’ 버튼만 제공하는 방법으로 다른 결제시스템보다 네이버페이가 유리하게 만들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김상조 위원장도 지난해 9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와 관련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고 방송통신위원회도 네이버에 시정을 권고했지만 네이버는 “경쟁업체들도 다 자사의 간편결제시스템을 내세우고 있다”며 따르지 않고 있다.
네이버페이가 네이버가 무척이나 아끼는 핵심적 서비스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을 통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데 네이버쇼핑의 가장 큰 경쟁력은 네이버페이다.
네이버페이는 클릭만으로 결제를 가능하게 하기에 이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모바일에서는 더욱더 간편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서치플랫폼 오픈서베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하반기에 모바일이용객이 상반기보다 성장한 유일한 애플리케이션(앱)이었다.
네이버쇼핑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 하반기 19.7%로 상반기보다 4.2%포인트 높아졌는데 반면 경쟁 앱인 11번가와 G마켓, 옥션 등은 모두 하락했다.
응답자들은 네이버쇼핑을 자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간편한 결제시스템(51.2%)을 꼽았다. 이는 네이버페이가 네이버쇼핑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조사라고 볼 수 있다.
네이버페이 거래액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네이버페이 이용자 수는 2400만 명으로 연간 40%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약 1조8천억 원인데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네이버페이 거래액이 2조1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네이버페이 활성화는 네이버 수익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판매자는 구매자가 네이버페이로 결제시 신용카드는 3.74%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는 카카오페이(2.53%), SK플래닛(1.41%)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휴대폰 결제시에도 3.85%, 계좌이체 시에도 1.64%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네이버페이 수입이 반영되는 네이버의 IT플랫폼부문 매출은 2016년 4분기 390억 원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네이버페이 성장세로 분기 매출이 1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