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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남편 김재열은 왜 제일기획 사장으로 옮겼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12-01 16: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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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현 남편 김재열은 왜 제일기획 사장으로 옮겼나  
▲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과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이 1일 단행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재열 사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사위이자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의 남편이다.

삼성그룹은 “김재열 사장이 빙상연맹 회장인 만큼 국제감각과 스포츠 분야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 제일기획의 스포츠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스포츠사업을 김재열 사장에게 모두 몰아주는 동시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무산된 데 대한 경고가 담긴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 오너일가 사장단, 무게감 더해진 제일기획

이번 인사로 제일기획은 임대기 대표이사 사장, 이서현 경영기획담당 사장과 더불어 3인 사장 체제가 됐다.

오너 일가 부부가 나란히 사장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제일기획의 무게감도 한층 더해졌다. 부부가 나란히 한 회사의 사장이 된 것은 삼성그룹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임대기 사장은 계속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이서현 사장은 경영기획, 김재열 사장은 스포츠사업으로 역할이 나뉘어져 경영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직은 이번에 신설됐다.

◆ 스포츠 후계자 자리 확고히 하나

재계에서 이번 인사에 대해 김재열 사장이 이건희 회장이 누리던 ‘스포츠 대통령’ 자리를 물려받기 위한 수순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건희 회장이 맡고 있는 IOC 위원직을 물려주기 위해 김재열 사장에게 삼성그룹의 스포츠관련 활동을 모두 몰아준다는 것이다.

김재열 사장은 앞으로 삼성그룹의 스포츠관련 사업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그룹의 스포츠사업이 제일기획으로 속속 모이고 있는 데다 김 사장 역시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시절부터 스포츠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2011년부터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맡아 IOC 위원인 이건희 회장과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기여했다.

김 사장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선수단장도 지내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현재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부위원장과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김 사장은 특히 이건희 회장이 IOC 총회 등 국제 스포츠행사에 참석했을 때 이 회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면서 스포츠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이건희 회장이 자신이 맡고 있는 IOC 위원 자리를 사위인 김 사장에게 넘겨주려 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제일기획 역시 그동안 스포츠관련 사업을 꾸준히 해 왔다. 특히 올해 들어 여러 스포츠구단을 인수하며 스포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일기획은 올해 삼성전자의 프로축구단 ‘수원삼성블루윙즈’와 남자농구단 ‘서울삼성썬더스’, 삼성생명의 여자 농구단 ‘용인삼성생명블루밍스’를 인수했다.

제일기획은 스포츠단을 인수하기 전부터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국제 스포츠행사 스폰서십 대행업무를 해 오고 있다.

  이서현 남편 김재열은 왜 제일기획 사장으로 옮겼나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 삼성중공업 합병 무산에 대한 경고성 인사?


김재열 사장이 제일기획으로 이동한 것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무산된 데 대한 경고성 인사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업계에서 그동안 합병 무산에 대한 책임론이 꾸준히 제기됐다. 앞서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예상치를 넘어선 총 1조6299억 원으로 집계돼 합병을 철회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일단 재합병 등 앞으로 남은 절차를 위해 유임하고 대신 김재열 사장을 이동시켰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김 사장이 합병 무산과 관련해 직접적 책임이 없기 때문에 이런 해석은 억측이라고 반박한다.

◆ 이서현은 제일기획 승계받을까

이번 인사로 삼성그룹의 후계구도가 한층 명확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일기획은 삼성그룹에서 이서현 사장이 맡게 될 것으로 점쳐졌던 계열사다. 그동안 재계에서 이부진 사장이 호텔과 유통 관련 계열사를, 이서현 사장이 패션과 광고 관련 계열사를,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와 금융 관련 계열사를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이서현 사장의 남편 김재열 사장이 제일기획 경영진으로 들어가면서 이런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전망을 하기에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제일기획이 보유하던 자사주를 매입해 12.6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제일기획에 대한 지배력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제일기획의 2대 주주가 되며 최대주주인 삼성물산과 지분율 격차를 0.03%로 줄였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제일기획 지분과 이서현 사장이 소유하고 있는 제일모직 지분을 교환하는 등 여러 방안을 통해 제일기획을 이서현 사장이 승계받을 수도 있지만 아직은 어떤 결론을 내리기에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김재열 사장은 1968년생으로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을 나왔으며, 미국 이베이 등을 거쳐 2002년 제일기획 기획담당 상무보로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그뒤 2003년 제일모직으로 자리를 옮겨 상무와 전무를 거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입사 9년 만인 2011년 3월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됐다.

김 사장은 동아일보 창업자인 인촌 김성수의 증손자이며 동아일보 명예회장을 지낸 김병관의 차남이다. 형인 김재호는 현재 동아일보 대표이사 사장 겸 채널A 회장이다.[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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