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올해 향수와 화장품 등에서 독보적 구매력을 앞세워 면세점사업 매출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22일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은 향수와 화장품에서 독보적 구매력을 갖추고 있다”며 “외형이 확대되면서 구매력이 급격히 커졌다”고 바라봤다.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신라면세점은 18일부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에서 향수와 화장품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신라면세점은 이곳에서 개장 초기 1년 동안 2400억 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 연구원은 “기존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에서 발생했던 매출이 일부 감소할 가능성은 있으나 최근 원화 가치가 상승해 출국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점을 볼 때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매출 역시 감소보다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밖에도 제주국제공항과 홍콩첵랍콕국제공항 면세점 영업도 올해부터 본격화한다.
지난해 제주공항 면세점 매출은 711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앞으로 중국인관광객이 회복하면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공항 면세점은 2017년 말 영업을 시작했는데 신라면세점이 향수와 화장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하고 일부 액세서리 매장을 운영한다. 개점 초기 1년 동안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은 3400억 원 수준으로 매장 규모가 큰 편이다.
태국에 연 시내면세점의 경우 올해 900억 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호텔신라는 보고 있다.
이 네 곳에서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만 모두 합쳐 7500억 원 수준에 이른다. 2017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 면세점 매출의 20%를 웃도는 수치다.
호텔신라는 신라면세점 외형이 확대될 뿐만 아니라 향수와 화장품 품목에서 구매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분석됐다.
신라면세점은 아시아 3대 공항인 인천국제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에서 화장품과 향수 품목 판매권을 모두 확보했다.
화장품과 향수는 면세점 매출을 이끄는 핵심품목이다. 2017년 기준 공항면세점 매출 세계 1위에 오른 인천국제공항의 매출 품목 순위에서도 화장품과 향수 품목이 7억7400만 달러(3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손 연구원은 “신라면세점이 구매하는 절대적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신라면세점을 통하지 않으면 (화장품과 향수 제조사들이) 홍콩공항 면세점과 싱가포르공항 면세점에서 제품 판매가 불가능하다”며 “높아진 협상력으로 신라면세점의 수익성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라면세점은 또 중국인 출국자 수가 늘어나면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면세점사업자로 꼽혔다.
손 연구원은 “최근 위안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2015년과 2016년에 크게 둔화됐던 중국인 출국자 수가 다시 늘어날 전망”이라며 “중국인 출국자 수 증가는 호텔신라의 실적 개선에 절대적”이라고 파악했다.
중국인관광객은 국내 면세점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태국, 일본 등 신라면세점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면세점의 주요 고객이다.
호텔신라가 올해 면세점사업에서 매출 4조6438억 원, 영업이익 1187억 원을 거둘 것으로 손 연구원은 예상했다. 지난해 거뒀을 것으로 추정되는 매출과 영업이익보다 각각 31.9%, 65.6% 증가하는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