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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그룹이 이르면 12월1일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재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그룹은 12월5일 열릴 예정인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 이전에 연말 정기인사를 끝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12월1일 사장단 인사를 하고 그 이후 2~3일 안에 부사장과 전무 및 상무 등 임원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와병중인 상황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 부회장 주도로 이뤄지게 된다.
삼성그룹 안팎에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조직안정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 사장단 규모 줄어들 듯
삼성그룹 사장단은 모두 61명이다.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 3인과 미래전략실의 부회장 및 사장을 제외한 계열사 사장단은 55명이다.
최근 4년 동안 사장단 인사는 대략 16~18명 수준으로 이 가운데 승진자가 6~9명, 자리를 옮기는 사장이 7~9명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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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
삼성그룹이 올해 활발한 사업재편 작업을 벌여온 점을 감안하면 사장단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당장 한화그룹으로 넘어갈 예정인 삼성테크윈 등 방위산업과 화학 부문 계열사를 비롯해 제일모직을 합병한 삼성SDI, 합병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등에서 사장 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신종균 사장이 경질되고 가전사업을 맡고 있는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신 사장의 자리까지 맡게 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모바일과 가전부문을 통합해 삼성전자를 완제품과 부품으로 조직개편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이재용, 변화와 안정 가운데 어느 쪽 선택할까
이 부회장이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선택할지, 혹은 체제 이행기에 조직안정에 방점을 둘지 주목된다.
사장을 제외한 임원인사 규모는 최근 4년 동안에 보여준 인사 규모와 비슷한 470~500여 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을 고려해 역대 최다인 85명의 발탁 인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실적 부진을 감안해 승진보다 임원감축 및 인사이동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이 ‘성과있는 곳에 보상 있다’라는 인사원칙을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들이 올해 최악의 실적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혹독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은 문책성 인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도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기는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을 받은 두 이달 초부터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경영승계기인 점을 감안한 이재용 부회장이 조직안정을 중시하는 쪽으로 인사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부 인력 재편이 있을 수는 있지만 주력 계열사 사장단에 대한 대규모 물갈이 인사는 가능성이 낮다”며 “아직 이재용 부회장으로 경영승계가 완료되지 않은 만큼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3세 승진 가능성은?
이번 인사의 또다른 관심사는 이재용 부회장 3남매의 승진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2009년 연말 인사에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1년 뒤인 2010년 연말 다시 사장에 올랐다. 2012년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이제 회장 승진만 남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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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하지만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이건희 회장이 6개월 넘게 와병중인 데다 올해 삼성그룹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부회장 승진을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이 사장은 2010년 연말 사장으로 승진한 뒤 4년째 같은 직급에 머무르고 있다. 이 사장은 3남매 중 유일하게 등기이사를 맡고 있으며 호텔신라를 이끌며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를 제외하고 2009년부터 매년 두 명씩 부회장 승진자가 있었다는 점이 이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의 근거로 오르내린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인 상황에서 외부의 시선을 고려해 이부진 사장의 부회장 승진도 보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