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수펙스추구협의회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조직을 만들어 SK그룹의 신사업 발굴에 나선다.
SK그룹 관계자는 10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스타트업 스튜디오’라는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며 “스타트업 스튜디오는 스타트업 지원과 신사업 개발과 관련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SK텔레콤 등 각 계열사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룹 차원에서 스타트업 지원 조직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트업 스튜디오는 지난해 12월부터 벤처캐피탈이나 컨설팅회사 등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스타트업 스튜디오은 구글의 창업가지원 프로젝트인 ‘구글캠퍼스’,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C랩’과 유사한 조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찾는다는 취지에서 2012년 C랩을 도입해 현재까지 200여 개의 아이디어를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SK그룹은 스타트업 스튜디오를 통해 자체 스타트업 육성 시스템을 만들면서 신사업 발굴에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스튜디오의 주요 업무는 다양한 산업의 연구와 재무 분석, 비즈니스 계획 수립 등이다.
스타트업 스튜디오 설립은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최근 변화와도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공백기에 SK그룹 집단지도제체로 다소 느슨한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본격적으로 참모조직으로 탈바꿈하며 전략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지난해 12월 연말인사에서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직속인 전략지원팀에서 4명이 상무로 승진하기도 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전략기능을 강화해 최 회장 보좌를 더욱 강력히 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점차 각 계열사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기능보다 그룹 전략을 수립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며 “SK그룹의 신사업 진출, 인수합병(M&A) 결정에도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스타트업 스튜디오는 앞으로 SK그룹 전략방향에 맞춰 신사업을 찾고 사업성을 검토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최근 주력사업인 반도체와 정유·화학, 통신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유망기업에 투자를 늘리며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스타트업 스튜디오는 아직 조직을 꾸리는 단계”라며 “조직 규모나 누가 책임자가 될 것인지는 아직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