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유통망을 등에 업고 있는 데다 헬스앤뷰티숍시장의 성장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롭스는 올해 말까지 50여 곳 점포를 새로 출점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8곳 점포를 새로 내는 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6배 이상 높은 목표다.
롭스는 롯데그룹의 다른 계열사와 공통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롭스는 롯데그룹의 다른 계열사와 함께 롯데그룹 통합포인트 제도 ‘엘포인트’를 쓰고 있다. 엘포인트의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700만 명에 이른다.
백화점, 마트, 슈퍼, 영화관 등 다른 롯데그룹 계열사와 함께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유인이 될 수 있다. CJ올리브영, 왓슨스, 롭스 등 헬스앤뷰티숍에서 팔고 있는 주요 상품군은 대부분 비슷한 데다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
엘포인트를 운영하는 롯데멤버스는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엘포인트와 모바일결제서비스 엘페이 등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업계 2위 GS왓슨스 역시 GS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있지만 사용처가 훨씬 적다.
롭스와 손잡을 수 있는 롯데그룹의 무대가 넓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롭스는 롯데쇼핑 유통계열사를 통해 입점하거나 제휴를 늘리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롯데백화점은 국내에 백화점, 아울렛 등 모두 62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 등 할인점 수는 모두 122개에 이른다. 2016년 기준 영화관 시장점유율 30% 수준인 ‘롯데시네마’ 역시 출점이나 제휴를 맺는 데 든든한 배경이 될 수 있다.
헬스앤뷰티숍시장은 성장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롭스 등 후발주자 입장에서 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헬스앤뷰티숍 시장은 2020년까지 2조7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헬스앤뷰티숍시장 규모는 1조8천억 원이었는데 2년 동안 2배 가까이 성장하는 것이다.
롭스는 시장점유율이 8%로 낮지만 후발주자인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로 보인다.
CJ올리브영은 시장점유율 75%가 넘는데 역사가 거의 20년을 바라보고 있다. 왓슨스는 시장점유율 15%인데 국내 1호점 문을 연 지 13년이 지났다. 반면 롯데쇼핑 H&B(헬스앤뷰티)사업부는 롭스를 5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회사 GS리테일 역시 헬스앤뷰티숍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최근 GS리테일은 왓슨스의 브랜드이름을 ‘랄라블라’로 바꾸기로 했다. 이를 통해 브랜드사용료를 내야 하는 라이선스사업 대신 자체적 브랜드로서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전국에 있는 편의점 GS25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도 고심하고 있다.
롭스 매장은 1월 기준 96곳이다. 왓슨스 매장은 이보다 2배가량 많은 188곳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