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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김남구, '한국판 골드만삭스' 향해 주춧돌 놓는다 [신년기획]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01-05 10: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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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대통령직 인수위조차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채 국정운영에 나서는 사실상의 원년이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을 국정철학으로 내걸고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본격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해보다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새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 주요 기업과 기업인의 최대 현안을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1] 착한경영 윤리경영만이 살 길
[2] 오너리스크, 지배구조, 세대교체
[3] 혁신성장, 인수합병, 신사업
[4] 위기는 기회다
[5]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금융개혁, 금융시장 변화
[6] 2018년 빛낼 CEO, 이들을 주목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과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한국판 골드만삭스’라는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다른 주춧돌을 쌓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와 단기금융업 인가 등에서 서로 엎치락뒤치락했는데 2018년에도 국내 증권업계 선두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덩치 불려 선두 수성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회장과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을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도약시키겠다는 같은 포부를 품고 경쟁하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944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현주</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92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남구</a>, '한국판 골드만삭스' 향해 주춧돌 놓는다 [신년기획]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것과 마찬가지로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박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에서 샐러리맨 신화를 쓴 자수성가형 사업가다. 김 부회장은 김재철 동원산업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2세다.

두 사람이 주목받는 이유는 증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그룹을 이끄는 수장인 데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5년 선후배 사이로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동원증권에서 함께 근무한 오래된 인연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철 회장은 박 회장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였는데 박 회장이 ‘박현주 사단’으로 불리는 당시 동원증권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떠나 1997년 투자자문사인 미래에셋창업투자를 세우자 크게 서운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김 부회장이 2004년 동원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면서 둘은 증권업계에서 선두를 다투는 대표적 라이벌로 꼽히게 됐다.

두 사람은 2015년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맞붙었는데 박 회장이 2조4천억 원이라는 ‘통큰 베팅’을 보여주며 인수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규모가 3조5천억 원이었는데 대우증권을 인수해 6조7천억 원 규모의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로 거듭났다.

그런데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대규모 자본을 확보했는데도 단기금융업 인가심사가 보류됐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배구조 등을 들어 미래에셋대우의 단기금융업 인가에 제동을 걸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 회장은 또 다시 덩치를 더욱 불리는 선택을 했다. 미래에셋대우에 7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단번에 자기자본을 8조 원을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 회장은 2020년까지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을 10조 원으로 늘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강조해왔다.

박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미래에셋대우가 국내 최대 증권사라고 해도 해외에 나가면 작은 금융회사에 불과하다”며 “현재 목표는 명확하게 글로벌에서 해외 종합금융투자회사들과 경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구, ‘은행과 증권’ 양날개 삼아 안정적 성장전략

김남구 부회장은 대우증권 인수전에 이어 현대증권 인수전에서도 KB금융지주에 밀려 고배를 마셨는데 숙원이었던 은행업 진출에 초점을 두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힘쓰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944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현주</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92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남구</a>, '한국판 골드만삭스' 향해 주춧돌 놓는다 [신년기획]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한국투자증권이 2016년에 우리은행 지분 4%를 확보해 과점주주로 참여한 데 이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 57%를 보유한 카카오뱅크가 2017년 7월 출범하면서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은행금융지주사로 전환했다.

김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은행업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거물급 인사들도 속속들이 영입했다.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우리은행 사외이사에 추천한 데 이어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한국투자금융지주 고문으로 영입해 다른 은행계 금융지주사의 최고경영진과 견주어도 무게감에서 밀리지 않는 진영을 갖췄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4조 원대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5곳 가운데 유일하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금융업은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11월 말에 곧바로 첫 발행어음상품을 판매하면서 발행어음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길을 밟아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이라는 자금조달원을 활용해 수익을 늘려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규모를 늘려가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회장과 김 부회장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그룹을 키웠다”며 “다만 박 회장에게는 지배구조와 관련된 리스크를 해소하는 일이, 김 부회장에게는 단기금융업 인가의 활용성을 끌어올리고 카카오뱅크의 성공적 안착을 지원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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