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오현 삼라마이다스(SM)그룹 회장(오른쪽)이 2017년 4월20일 부산신항만에서 열린 SM상선의 미주노선 취항식에서 SM롱비치호 선장에게 안전운항을 기원하며 격려금을 전달하고 있다. |
우오현 삼라마이다스(SM)그룹 회장이 현대상선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우 회장은 한진해운의 자산 가운데 일부를 인수해 SM상선을 출범했는데 독자적으로 해외노선에서 화주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국내선사들과 협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우 회장은 인수하는 회사마다 성공했는데 SM상선에서도 성공신화를 어어갈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M상선은 올해 미주노선을 확대하면서 현대상선과 공동운항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 회장은 지난해 해양수산부에 현대상선과 미주 서안북부와 동안 노선취항을 위해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 현대상선과 공동운항을 통해서 비용을 줄이고 화주들의 신뢰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M상선 관계자는 “우선 해양수산부를 통해서 현대상선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며 “미주노선에서 현대상선과 공동운항은 SM상선의 분명한 목표”라고 말했다.
SM상선이 지난해 선복을 크게 늘리며 미주노선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국제 해운동맹에 가입할 정도는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화주확보가 쉽지 않다. 선사들은 해운동맹을 통해 운임을 낮추는 등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쉽지는 않은 방안이다. 현대상선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현대상선과 SM상선이 협력한다고 두 회사에게 이득이 된다고 확신하기 힘들다”며 “오히려 해외화주들의 신뢰를 잃어 두 회사에 타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M상선이 새롭게 노선을 시작하기 때문에 섣불리 공동운항을 했다가는 현대상선이 구축한 신뢰관계가 훼손되며 두 회사 모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 회장은 적극적이다.
우 회장은 “SM상선을 1년 경영한 뒤 ‘국내선사가 아닌 외국선사가 경쟁 대상’이라고 깨달았다”고 한다. 국내 화물의 95% 이상을 외국선사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국적선사끼리 경쟁해봐야 국내 해운업만 어려워질 뿐이라는 것이다.
SM상선은 중고선박을 싸게 구입해 운임원가를 낮추는 전략을 쓰고 있지만 해외 대형선사가 규모를 앞세워 운임을 낮추는 데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 회장은 해외 물류네트워크를 확보한 국적선사들끼리 협력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키워웠지만 해운업에서는 경쟁상대인 현대상선과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SM상선 관계자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현대상선과 협력은 우 회장이 확고한 의지를 품고 추진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우 회장은 1953년 태어나 고등학생 때 양계업으로 사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1988년 삼라건설을 세워 건설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외환위기 때 매물로 나온 성장 가능성 높은 회사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하며 삼라마이다스그룹을 키웠다. 우방산업도 이때 인수했다.
그 뒤로도 건전지업체 벡셀, 벌크선 해운사 대한해운 등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렸고 지난해 자산 7조 원 규모의 대기업집단이 됐다. 계열사는 61개까지 늘었다.
우 회장은 2007년부터 삼라마이다스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