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락 기자 therock@businesspost.co.kr2017-12-27 15: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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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안가에서 만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27일 오전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제17차 항소심 공판에 출석해 “제가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2015년 7월과 2016년 2월 두 번뿐”이라며 “안가에서 안봉근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제17차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특검은 이 부회장이 2014년 9월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앞서 9월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 차례 면담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듬해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두고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다.
안 전 비서관은 앞서 18일 이 부회장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해 2014년 9월12일 이 부회장이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따로 만났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안 전 비서관을 만나 대통령을 모시게 된 경위를 전해 들었다”며 “바로 사흘 전에 만난 적이 있다면 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 전 비서관이 2014년 9월12일 이 부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받아 저장했다고 증언한 것과 관련해 “번호를 자주 바꿔 명함에 전화번호를 기입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에 청와대 안가에서 안 전 비서관을 만난 적이 없고 지금와서 거짓말 할 이유도 없다”며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면 적절한 표현은 아니지만 치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차명 휴대전화 관련한 의혹도 해명했다.
특검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휴대전화에 이 부회장의 차명 휴대전화 번호가 저장된 것을 두고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 사이에 은밀한 대화가 오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여러 기종을 쓰고 싶은 마음에 비서를 통해 다수의 휴대전화를 개통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부로부터 증인출석을 요구받았지만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