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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서울 광화문의 한 대형서점에 도서정가제 시행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뉴시스> |
개정 도서정가제가 21일 전면적으로 시행됐다.
정부가 시장의 가격경쟁을 강제로 막으면서 대형서점들만 웃게 만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송비와 경품, 제휴할인 등이 규제대상에 빠지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서비스망을 갖춘 대형서점 쏠림 현상이 심해진다는 전망이다. 대형서점들은 영업마진 개선 효과도 누릴 것으로 점쳐진다.
21일 예스24의 주가를 보면 10월 초보다 25% 가량 뛰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약 65% 이상 급증했다.
최광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스24는 개정된 도서정가제의 효과가 반영되는 내년 영업이익률이 과거 3년 평균 1.5% 대비 2배 증가한 2.8%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 이런 전망이 나오는 것은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되면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의 영업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가 1만 원짜리 책을 기존 할인율 24%로 적용하면 평균 판매가는 7600원이다. 개정안으로 고쳐 15% 할인하면 판매가는 8500원까지 오른다. 서점들은 9%포인트의 할인율 감소에 11.8%의 원가율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서점들은 여기에 간접할인 등에 따른 판촉비 절감효과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도서정가제 시행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책값이 같아지면 브랜드 인지도나 배송서비스 등에 따라 서점을 선택하게 될 것으로 본다. 교보문고나 예스24, 인터파크 등 인지도가 높은 대형 서점들의 영업이익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도서정가제 시행 첫날 교보문고의 판매량과 매출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서점의 경우 20일 서버가 다운될 정로 시행 전 구매가 폭주하면서 가격상승에 따른 반발심리가 더해지면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21일 오후 1시까지 교보문고 판매량과 매출은 온라인의 경우 모두 도서정가제 이슈가 없는 지난 10월과 대비해 권수 기준으로 10.1%, 금액 기준으로 30% 상승했다. 다만 오프라인 점포만 약 2%포인트 하락하며 10월 평균 판매량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개정 도서정가제의 경우 최대 15%까지 할인에 포인트나 마일리지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카드사 제휴할인은 빠졌다. 신용카드사들과 제휴가 많은 대형 서점들에서 책을 구매하면 추가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21일 교보문고 홈페이지를 보면 교보문고는 북클럽카드를 포함 3종류의 멤버쉽 제휴카드를 운영하고 있다. 3% 통합 포인트를 적립 받고 2만원 이상 도서주문은 무료로 배송받는다.
적립과 할인이 가능한 카드는 KB국민 제휴카드 등 5종류다. 이런 카드로 책값을 결제하면 전월 카드 실적에 따라 도서구입금액을 온오프라인에서 최대 25%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할인만 가능한 카드 종류도 하나SK커피카드 등 10종류에 이른다. 할인카드 역시 전월 실적과 카드사에 따라 5~10%까지 할인받는 혜택이 주어진다.
이밖에도 무이자 할부나 포인트 결제가 가능한 카드 종류만 10여 종이다. 이 역시 다양한 직간접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카드다.
업계 관계자는 “제휴카드가 많은 대형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면 15%보다 훨씬 높은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뿐 아니라 무료배송 등 혜택도 있어 오히려 대형서점 쏠림이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정 도서정가제는 종류나 출판시기에 관계없이 전자책을 포함해 모든 도서에 대해 정가의 10%까지만 할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마일리지 적립 등 5%의 추가혜택을 받으면 소비자들은 최대 15%까지만 할인받을 수 있다.
그동안 출간한 지 18개월이 넘지 않은 신간의 경우만 19%까지 할인율이 적용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