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X 등 모바일기기에 적용하는 운영체제 ‘iOS’와 PC용 ‘맥OS’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IT산업의 중심이 PC에서 모바일기기와 전장부품, 사물인터넷 기기 등으로 변화하는 흐름이 이를 계기로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부터 모바일기기용 앱 개발자들이 앱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어플리케이션을 ‘맥북’ 등 PC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 제품 사용자들이 기기 종류에 관계없이 똑같은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컴퓨터의 사용경험이 훨씬 새롭고 편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 전용앱 개발자들은 현재 하나의 앱을 모바일 운영체제 iOS와 PC용 맥OS에 최적화한 형태로 각각 내놓아야 한다. 이 때문에 사용자가 적은 맥OS용 앱스토어는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다.
블룸버그는 앱 개발자들이 그동안 iOS와 맥OS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요구를 계속 해왔고 애플이 마침내 운영체제 통합전략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모바일기기의 성능이 PC와 충분히 맞먹을 정도로 발전했고 IT업체 입장에서도 기존의 PC 사용자를 모바일분야로 활발히 끌어들이는 것이 콘텐츠 등 사업의 확대에 더 유리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애플뿐 아니라 MS, 구글 등 기업도 그동안 PC와 모바일 운영체제를 통합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하지만 MS의 ‘윈도모바일’은 실패로 마감했고 구글도 이런 노력에 거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을 모니터에 연결해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덱스’를 내놓고 구글 앱 일부를 지원하고 있지만 사용자를 대거 끌어들이는 데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MS와 구글의 앱스토어 규모가 애플에 비해 훨씬 작은 데다 충분한 준비작업도 거치지 않은 채 추진돼 개발자들이 적극적으로 이런 변화에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앱스토어 매출이 경쟁사를 크게 웃돌고 개발자들과 협력관계도 더 깊은 애플이 이런 변화를 추진한다면 앱 개발자들도 적극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iOS와 맥OS 등 운영체제 통합을 이뤄낸다면 향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와 사물인터넷 기기에 적용하는 운영체제에서도 대부분의 앱을 사용할 수 있어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iOS와 맥OS의 통합에 오래전부터 반대해왔지만 상황이 변하고 있다”며 “나중에는 PC와 모바일기기에 같은 프로세서가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고성능 태블릿PC ‘아이패드프로’가 PC의 역할을 완전히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PC사업을 접고 모바일분야에 집중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