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민중당과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이 신세계그룹의 주 35시간 근로제는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무력화하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 35시간 근로제의 경우 노동강도는 높이고 임금은 삭감하는 제도”라며 “인상된 최저임금을 무력화하기 위해 제도를 바꾸면서 노동자를 위한 결단처럼 포장했다”고 비판했다.
 

신세계그룹은 2018년 1월부터 신세계그룹 임직원의 주당 근무시간을 기존 40시간에서 35시간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 임직원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7시간씩 근무하게 된다.

노동자민중당과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은 “2020년 최저임금이 1만 원까지 오르면 이마트 노동자들은 주 40시간 기준 월 209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근로시간이 주 35시간으로 단축되면서 이마트는 183만 원만 지급해도 최저임금법 위반을 벗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마트는 2020년에 노동자 한 명당 한 달에 26만 원을 적게 지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신세계와 이마트는 매년 500억 원가량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신세계그룹의 근로시간 단축은 ‘임금 삭감없는 근로시간 단축’ 원칙에 어긋난다”며 “‘최저임금 1만 원 기준 월 209만 원 이상 지급한다’는 약속이 없는 근로시간 단축은 기만과 허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형마트에서는 근로시간을 줄인다고 업무 총량이 줄지 않는다”며 “업무량은 변화가 없는데 노동시간만 줄이면 노동강도가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2일에도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신세계그룹의 주 35시간 근로제 도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수찬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위원장은 “마트는 일의 특성이 다르고 일이 시간에 딱 맞춰 끝나지 않는다”며 “인력충원이 없으면 영업시간을 줄여도 노동강도는 줄어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였던 마트 개장시간을 오전 10시~밤 11시까지로 한 시간 단축해도 손님이 없는 시간에 한 시간 일찍 문을 닫는 것이기 때문에 매출 감소는 별로 없을 것”이라며 “이에 비해 매장관리 노동자는 줄일 것이고 이에 따라 기존 노동자들의 업무강도는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1월 출범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노동조합들로 구성됐으며 공동위원장은 김기완 홈플러스지부 위원장과 전수찬 이마트지부 위원장, 김영주 롯데마트지부 위원장이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