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7-12-10 1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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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과 삼성SDI가 배터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코발트는 수급 자체가 어려워 향후 배터리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 LG화학 삼성SDI, 배터리 원재료 안정적 수급 위해 고심
1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가 배터리 원재료를 직접 확보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계속 오르자 근본적 해결책을 찾으려는 것이다.
▲ 김종현 LG화학 신임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삼성SDI는 올해 7월 칠레 생산진흥청(COFRO)가 벌이는 리튬 개발사업에 참여해 1차 입찰심사를 통과했다. 이 사업은 칠레 아타카마에서 염호를 개발해 리튬을 생산하는 것으로 내년 상반기에 1~3개 업체가 최종 선정된다.
LG화학은 원자재를 개발하는 업체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을 선택했다. 황산니켈을 생산하는 켐코의 지분 10%를 약 10억 원에 확보할 계획을 세워뒀다.
LG화학은 이번에 지분을 확보해 2018년 중순부터 황산니켈을 먼저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완성차업체 고객사들이 배터리 원재료 가격인상을 일정부분 책임지도록 하는 방법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기본적으로 메탈(원자재)가격 급등을 놓고 문제의식이 폭넓게 공유되고 있고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고객 수가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실제 여러 고객사들과 계약에 구체적 내용을 추가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 관계자도 “완성차업체들과 배터리 가격을 함께 부담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업체의 입장에서 전체 전기차 가격 가운데 배터리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며 “완성차업체들과 협의가 긍정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12월 초 톤당 1만1천 달러(한화 약 1200만 원)에 이르러 올해 6월보다 24.5%가량 올랐다.
11월 초에는 톤당 1만2천 달러(한화 약 1300만 원)로 2015년 6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12월 초 리튬 가격도 1kg당 155위안(한화 약 2만5천 원)으로 올해 6월보다 25%나 상승했다.
◆ 코발트 수급난은 여전히 걸림돌
하지만 정작 수급난이 심각한 코발트는 대응책 마련이 힘들어 여전히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수급 자체가 힘들어질 가능성도 나오는데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서 코발트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 전영현 삼성SDI 사장.
코발트의 절반 이상은 콩고민주공화국이라는 한정된 지역에서만 생산된다. 콩고민주공화국은 현재 내전으로 코발트를 정상적으로 생산 및 유통하기 어렵다. 나머지는 뉴칼레도니아 등 다양한 지역에 조금씩 매장돼있다.
배터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발트 주 생산지인 콩고는 정치적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채굴권 입찰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튬, 니켈처럼 일반업체가 직접 자원 수급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발트는 소수 국가와 기업의 세계 시장지배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향후 원재료를 조달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공급이 풍부한 자원은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 구할 수 있지만 코발트의 경우 오일 쇼크와 유사한 사태가 벌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발트는 배터리 4대 재료 가운데 하나인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배터리 가격의 약 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부분의 완성차업체가 채택하는 삼원계(NCM) 배터리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데다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도 리튬코발트산화물(LCO)을 양극재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분간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