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7-12-08 16: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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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 SK건설 사장이 SK건설의 해외개발사업 확대와 사업체질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과를 낼 수 있을까?
8일 SK그룹에 따르면 안재현 SK건설 글로벌비즈 대표 부사장이 7일 실시된 SK그룹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SK건설의 해외사업에 힘이 더욱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 안재현 SK건설 사장.
SK그룹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최광철 SK건설 사장을 그룹 수펙스추구위원회의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으로 파견하면서 조기행 부회장과 최 사장의 각자대표체제를 조 부회장의 단독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조 부회장과 최 사장은 2012년부터 각각 국내사업과 해외사업을 따로 맡아 관리했다.
조 부회장이 단독대표에 올라 올해 한 해 동안 전 사업을 아우르긴 했지만 그동안 재무와 주택, 건축부문을 총괄했기 때문에 플랜트사업 중심인 해외사업에는 힘이 덜 실렸다는 평가가 따라나왔다.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SK건설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모두 21억1911만 달러 규모의 일감을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계약금액이 1230% 급증한 것이나 지난해 수주가 유독 부진했기 때문에 계약금액 증가규모가 큰 것이다.
SK건설은 2013~2015년에 연 평균 52억5379억 달러의 일감을 해외에서 확보했는데 이와 비교할 때 올해 수주실적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볼 수 있다.
안 사장이 해외사업 전문가로 손꼽히는 만큼 SK건설 사장으로 승진을 놓고 해외사업 회복의 중책을 맡은 것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많다.
안 사장은 지난해 임원인사로 생긴 SK건설 해외사업의 공백을 일정부분 채워왔다. 안 사장이 대표를 맡았던 글로벌비즈부문은 플랜트와 인프라, 마케팅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최 사장이 챙겼던 해외사업을 사실상 대신 봤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안 사장의 입지가 더욱 확대돼 해외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SK그룹도 “SK건설의 해외사업 강화 등을 통한 포트폴리오 혁신의 임무를 안 사장에게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사장은 과거 SK건설의 부동산개발자회사인 SKD&D 대표를 오래 지낸 경력을 활용해 해외사업에서 개발사업 기회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2004년 SKD&D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뒤 2011년까지 7년 동안 SK그룹에서 국내 부동산개발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새 시장을 발굴하고 진출하는 데 적극적 모습을 보였다.
안 사장은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 세대가 은퇴하는 시기에 주택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SKD&D를 통해 새 시장인 모듈러주택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모듈러주택은 자동차를 생산하듯이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들어지는 단독주택을 일컫는 말로 이미 일본이나 선진국 등에서는 활성화된 사업이다.
안 사장이 SKD&D 대표로 일할 때부터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건설사들이 ‘디벨로퍼(개발회사)’로서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철학을 지녀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SK건설에서 해외개발사업에서 새 전략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의 사업체질 개선에도 수완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사장은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와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MBA를 졸업한 뒤 대우, 대우증권 뉴욕법인 등에서 일하다 2002년에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 사장은 과거 구조조정본부에서 일하며 그룹 내 컨설팅팀인 ‘인하우스’에 소속돼 프로젝트 리더를 맡아 계열사들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방향 등을 제안하는 업무를 맡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