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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망중립성 폐지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타격 불가피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12-07 13: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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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망중립성 폐지 논의가 본격화되며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등 주요 IT업체들의 인터넷 사용료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IT기업들은 최근 데이터서버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서버용 반도체의 호황기를 이끌었는데 망중립성이 폐지되면 투자확대에 부담을 안게 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 망중립성 폐지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타격 불가피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블룸버그는 7일 “미국 정치권에서 망중립성 폐지 논의가 힘을 잃기는 이미 늦은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콘텐츠 전문기업들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들은 14일 망중립성 폐지 여부를 놓고 투표를 진행한다. 망중립성 폐지안을 적극 추진하는 미국 공화당이 수적으로 우세해 폐지가 결정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인터넷 사용량과 관계없이 요금을 책정하는 망중립성 규제가 사라지면 AT&T와 버라이즌 등 미국 통신사들은 데이터를 많이 쓰는 기업에 추가 사용료를 요구하거나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등은 데이터 용량이 큰 동영상 콘텐츠를 주요 수익원으로 하고 있어 통신사용료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타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IT기업들은 망중립성 폐지에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상황을 뒤바뀌기는 쉽지 않다. 

블룸버그는 구글과 같은 기업의 경우 인터넷 사용료 증가의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되거나 미국에서 자체 인터넷 통신망 설치를 추진하는 등의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보면 자금여력이 앞선 대형 IT기업의 입지가 더 강력해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망중립성이 폐지된 직후부터 당분간 자금부담이 커지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 

최근 미국 주요 IT기업 주가는 망중립성 폐지 논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까지 악영향이 퍼져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형 IT기업들이 자금부담으로 데이터서버 투자계획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넷플릭스와 구글의 앞글자를 따 ‘FANG’으로 불리는 미국 4대 IT기업의 서버투자는 올해 강력했던 메모리반도체 호황기를 이끈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고화질 콘텐츠 수요의 증가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고용량 데이터가 사용되는 사업분야의 발전으로 IT기업들의 서버인프라 투자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성능 서버용 반도체 기술력에서 앞선 성과로 그동안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 저장장치의 공급을 대폭 늘리며 큰 수혜를 봤다.

기존 모바일과 PC용 반도체를 서버용 제품으로 전환하는 시설투자도 꾸준히 이어졌다.

망중립성 규제가 폐지되면 IT기업들은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콘텐츠 품질을 낮추는 등 대응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 서버투자에 나설 필요가 이전보다 줄어드는 것이다.

데이터서버 구축에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는 만큼 인터넷 사용료 증가에 따른 자금부담도 서버인프라 투자 축소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망중립성 폐지로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FANG 기업들이 증설계획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반도체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바라봤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반도체 가격상승에 민감하지 않던 상위 IT기업들이 최근 부담을 안고 낸드플래시 구매를 줄이고 있어 반도체 업황악화를 앞당길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상위 IT기업들이 망중립성 폐지로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절약에 나선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 망중립성 폐지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타격 불가피
▲ 구글의 서버 데이터센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IT기업의 경우 비용증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사업을 축소하는 등의 대응에 나설 공산이 커 서버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미국을 따라 망중립성 폐지 논의가 한국과 중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서버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위축되며 IT산업 전반의 침체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성능 콘텐츠 공급의 축소가 PC와 스마트폰 등 IT기기의 반도체 탑재량 감소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모바일기기와 PC시장 성장이 빠르게 둔화하며 서버용 반도체 수요의 급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을 주도할 대안으로 꼽혔는데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는 것이다.

남대종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는 서버분야의 수요만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업황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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