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G가 내놓은 궐련형 전자담배 '릴'. |
아이코스로 문을 연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이 일반담배시장을 잠식하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6일 KT&G에 따르면 11월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 ‘릴’이 초반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여전히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릴은 출시된 지 보름밖에 되지 않았지만 3만 대 가까이 팔렸다.
GS25 편의점에 물량이 입고될 때마다 바로 완판되면서 KT&G는 릴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추가 입고 일정을 일일이 공지하고 있다.
아이코스와 글로에 이어 릴까지 가세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이 당분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담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급증했다.
기획재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일반담배 판매량은 29억1300만여 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억4600만 갑가량 감소했다.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빠르게 늘었다. 필립모리스코리아와 BAT코리아가 아이코스와 글로의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세수 산정의 기준이 되는 담배 반출량이 확연한 증가세를 보였다.
4월 궐련형 전자담배 반출량은 10만 갑에 그쳤는데 10월 2070만 갑으로 200배 이상 늘었다. 1∼10월 반출량 합계는 7190만 갑에 이르렀다.
일반담배를 피우던 흡연자 일부가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탄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릴이 출시되면서 대체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릴이 아직 서울에서만 판매되고 있는데 앞으로 지방에서도 판매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담배시장 점유율이 내년에 7∼8%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증권가에서 나온다.
사용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5월 아이코스를 구매해 6개월 넘게 사용하고 있는 직장인 이모(36)씨는 “냄새가 거의 안 나는데 흡연장소에서만 피울 수 있다는 점이 억울할 정도”라며 “다시 일반담배로 갈아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3달 전부터 아이코스를 이용하고 있는 직장인 박모(46)씨도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일반담배보다 몸에 덜 해롭다고 알려져 아이코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일반담배의 단점이 싫어 아이코스를 피우게 된 만큼 다시 일반담배를 피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시장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은 세계 25개국에서 아이코스를 출시했지만 일본과 한국에서만 두드러지는 성과를 보였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는 출시 1년을 훌쩍 지났지만 점유율이 1%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상형 전자담배도 출시 초반 잠깐 화제를 모으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도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유해성을 놓고 아직 명확한 연구결과가 밝혀지지 않은 점은 시장 확대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필립모리스코리아와 BAT코리아는 각각 아이코스와 글로를 출시하며 일반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적다는 자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 공인된 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없어 유해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며 소비자들의 혼란만 키우고 있다.
가격도 변수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지방세 인상안이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됐다. 본회의를 통과하면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상에 이어 지방세도 오르게 된다.
관련 세금이 모두 오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은 2991원으로 궐련담배의 90% 수준까지 늘어난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스틱의 가격은 모두 4300원으로 동일한데 앞으로 5천 원 수준까지 오를 수도 있다. 일반담배의 가격은 보통 4300~4500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