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원재료 가격상승 부담을 전기차 배터리가격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김 사장은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아직 본게임조차 시작하지 않았다”며 “추가적 수주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헝가리공장을 짓는 것도 수주물량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8400억 원을 투자해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의 43만㎡ 부지에 한 해 7.5GWh(기가와트시)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공장을 짓기로 했다. 2018년 2월 착공해 2020년 초부터 배터리를 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은 독일 완성차회사인 다임러그룹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다임러그룹의 완성차에 쓰일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세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가격에 원재료 가격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사장은 “원재료 가격상승 부담을 완성차회사 등 발주처가 함께 나눠지지 않으면 결국 생태계가 깨진다는 것을 이미 완성차회사들도 알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가격과 원재료 가격 연동제가 배터리산업을 성장시키는 데 좋은 환경을 조성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코발트와 리튬, 니켈 등을 원재료로 쓴다. 코발트와 리튬, 니켈은 전기차 보급이 확산돼 전기차 배터리 판매가 늘어날수록 가격이 높아져 2년 사이에 2~3배 더 올랐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회사가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랐는데 발주처와 원재료 가격상승 부담을 함께 나눈다면 수익성 악화 우려도 줄어들 수 있다.
김 사장은 제54회 무역의 날을 맞아 진행된 포상에서 무역유공자로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