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국내와 유럽 배터리사업에 모두 1조 원 넘게 투자한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 모두 8402억 원을, 국내 배터리공장 등을 증설하는 데 2천억 원을 투자한다고 30일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안 하던 것을 새롭게 잘 하는’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딥체인지2.0의 경영방침을 강력하게 실행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딥체인지는 SK그룹의 성장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로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경영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해외 자회사인 SK배터리헝가리에 생산공장을 세우고 운영하기 위해 8402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투자기간은 올해 1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분할출자방식으로 이뤄진다.
SK이노베이션은 “출자금액과 출자시기는 헝가리 현지법령에 따라 공장부지 취득, 제반인허가 획득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의 43만㎡ 부지에 한 해 7.5GWh(기가와트시)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공장을 짓기로 했다. 2018년 2월 착공해 2020년 초부터 배터리를 상업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은 독일 완성차회사인 다임러그룹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다임러그룹은 메르세데스벤츠와 마이바흐, 다임러트럭 등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완성차회사인데 매출 기준으로 전 세계 완성차회사 가운데 3위에 올라 있다.
다임러그룹 등 유럽고객사가 유럽에 전기차배터리공장을 세우는 것을 조건으로 전기차배터리를 발주해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에 공장을 짓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1500억 원을 들여 국내 증평공장의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설비도 증설한다.
분리막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는 것을 막는 부품인데 배터리의 안전성과 원가를 좌우하는 핵심소재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하반기까지 증평공장에 분리막설비 12, 13호기를 증설하기로 했다. 증설작업이 끝나면 SK이노베이션의 한해 분리막 생산능력은 5억㎡가 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배터리회사들이 확보한 신규 프로젝트가 늘면서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수주물량도 늘고 있다”며 “분리막부문의 최대 공급자로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증설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 세계 습식 분리막시장에서 점유율 2위에 올라 있으며 글로벌 주요 전기차배터리회사를 고객기업으로 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서산에 있는 제2 배터리공장에 7호 생산설비도 증설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서산에 전기차 배터리 설비 1~3호기를 가동하고 있고 4~6호기를 짓고 있다. 1~6호기는 한해 3.9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7호기는 한해 0.8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되는데 이 경우 SK이노베이션의 국내 전기차배터리공장 생산능력은 한해 4.7GWh로 늘어난다.
SK이노베이션은 12월부터 7호기 설치작업을 시작해 2018년 하반기부터 이 설비를 상업가동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이 서산공장에 증설하는 7호기 설비는 한 번 충전하면 500km를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은 “서산 제2공장동의 건축은 끝난 상태에서 신규 생산라인만 증설하는 것”이라며 “현재 전기차배터리 수주가 늘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전기차시장이 확대될 것을 대비해 추가로 증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