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7-11-23 18: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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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장기업은 2021년부터 사업보고서에 유동성 부족이나 정부규제 변화 등 중요한 경영리스크를 별도로 기재해 알려야 한다.
금융위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회계개혁 태스크포스팀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2018년 사업보고서를 작성하는 2019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을 보유한 상장기업 150곳에 핵심감사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 박정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계개혁 태스크포스팀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자산 1천억 원 이상인 상장기업들은 2019년 사업보고서(2020년), 나머지는 2020년 사업보고서(2021년)를 작성할 때부터 핵심감사제를 지켜야 한다.
핵심감사제는 외부감사인이 상장기업의 재무제표나 경영 전반의 핵심 유의사항을 감사한 내용을 감사보고서 내부의 별도 공간에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하는 제도를 말한다. 금융위는 2015년 10월부터 조선 등 수주업종 상장기업에 한해 핵심감사제를 적용해 왔다.
핵심 유의사항을 살펴보면 기업의 유동성 부족 등 부정적 자금동향, 거래처의 채무와 약정불이행, 중요자산 처분, 노조의 파업, 특허 만료, 정부규제 변화, 금융자산의 공정가치 평가와 무형자산 손상평가 등 추정하기 힘든 리스크, 회계기준 개정에 따른 수익인식 리스크다.
외부감사인이 핵심감사항목을 선정하려면 상장기업의 내부감사기구와 반드시 함께 논의해야 한다. 양쪽이 핵심감사항목을 고른 결과와 근거를 논의한 내용도 공식문서로 남겨야 한다.
감사인이 상장기업의 존속에 의문을 나타낼 수 있는 징후를 찾았을 경우 회사의 소명을 듣고 계속기업으로서 불확실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때도 관련 내용을 기업이 제대로 공개했는지 평가해야 한다.
금융위는 개정 외부감사법이 시행되는 2018년 11월부터 외부감사를 받는 모든 상장기업에 표준감사시간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2019년 11월부터 일정한 범위 안의 유한회사에도 같은 제도를 적용한다.
한국 회계법인이 받는 감사보수가 지나치게 적어 감사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힘든 만큼 감사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제도를 바꿨다. 한국 회계법인은 시간당 평균 8만 원 규모의 감사보수를 받는데 미국(20만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표준감사시간은 회계법인, 상장회사협의회, 대한상공회의소 등의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표준감사시간을 지키지 못한 기업은 이유를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
한국공인회계사회도 2018년 안에 표준감사시간의 준수 여부를 상장기업의 감사인 등록요건이나 감사인 지정, 감리대상 선정 등에 반영하기로 했다. 중소 회계법인이 감사시간 기록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돕기로 했다.
상장기업에 회계담당자 실명제도 도입해 사업보고서에 회계담당자의 성명과 직책은 물론 회계 관련 경력과 교육실적 등도 의무적으로 기재된다. 분식회계 문제 등을 막기 위해 회계담당 임직원의 책임을 강화한 것이다.
금융위는 12월 정례회의에서 핵심감사제를 의결하기로 했다. 표준감사시간제는 공인회계사회에서 관련 규정을 만들고 회칙을 개정한 뒤 2018년 안에 시행한다. 상장기업 회계담당자 실명제는 2018년 상반기에 금융감독원의 규정을 바꿔 실시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