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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기의 한미약품 신약개발 올인 전략 빛보나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11-11 18: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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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기의 한미약품 신약개발 올인 전략 빛보나  
▲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국내 제약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결국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 다국적제약사와 공동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안정적 수익의 근간은 자체개발한 신약이다.

규모를 갖춘 국내 제약회사들은 5년여 전부터 신약개발에 승부수를 띄웠다. 연구개발을 꾸준히 한 결과 글로벌시장에 도전할 만한 성과를 내놓기도 했다.

신약개발에 성공한 제약회사 중 하나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고혈압 개량신약인 아모잘탄을 이미 미국과 아시아 6개국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오 당뇨신약은 미국과 유럽 등 10개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주1회 투여하는 당뇨신약도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임성기 회장은 2010년 그동안 전통적 영업강자였던 한미약품의 체질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는 “신약개발에 한미약품의 미래를 걸겠다”며 연구개발 투자를 늘렸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업계 가운데 연구개발 투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2723억 원 매출의 20%를 웃도는 570억 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썼다.

상위 10개 제약사의 평균 연구개발 비중은 8%에 불과하다. 한미약품은 연구개발인력 규모도 국내 제약업계 1위 수준으로 키웠다.

임 회장은 올해 들어 더욱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임 회장은 조만간 한미약품 개발신약 가운데 당뇨신약이 임상시험에 통과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임성기, 당뇨신약 연구개발에 ‘올인’

임 회장은 한미약품이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던 동아제약 관련 지분을 모두 팔아서라도 신약개발에 나서려고 한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ST 지분을 각각 8% 이상 보유해 적대적 인수합병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낳았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지난달 동아에스티 지분을 8.71%에서 6.65%로 줄였다. 7년여 만에 처음으로 팔았다. 이번 매각으로 한미약품은 1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한미약품이 7년여 만에 동아에스티 지분을 판 것은 당뇨신약 연구개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임 회장은 특히 한미약품의 당뇨신약 개발을 위한 ‘퀀텀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당뇨신약 개발에만 800억 원 넘게 투자했다. 3분기에 분기사상 최대규모인 401억 원을 신약개발에 쏟아부었다.

한미약품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시험중 퀀텀 프로젝트에 대해 세계 당뇨분야 연구자들과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관심이 높다”며 “다음해 상반기 종료되는 2상 결과가 퀀텀의 우수성과 시장성공 가능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사활을 걸고 있는 당뇨신약은 환자가 주 1회만 인슐린을 투입하면 되는 획기적 제품이다. 이 제품의 임상시험이 통과되면 환자들이 매일 인슐린 주사를 놓아야 하는 불편함에서 해방될 수 있다.

◆ 실적부진해도 신약개발 투자 계속할 것

임 회장은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연 임원회의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약들의 해외임상 결과가 매우 고무적”이라며 연구개발에 대해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국내 제약회사들은 그동안 임상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임상 전 단계에서 싼값에 기술을 수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임 회장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무리하게나마 스스로 자금을 확보해 임상시험을 마친 뒤 기술수출로 제값을 받겠다고 결심했다.

  임성기의 한미약품 신약개발 올인 전략 빛보나  
▲ 한미약품이 오는 2020년까지 신약 20개를 창출하고 글로벌 순위 20위권에 들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임 회장은 하루빨리 신약개발의 성과를 거둬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연구개발에 집중하면 할수록 내수시장에서 영업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3분기까지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인 1055억 원을 신약개발에 쏟아 부었다. 그 결과 3분기에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다. 신약개발에 올인한 나머지 영업활동이 약해졌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한미약품은 지난 3분기 1793억 원의 매출에 1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92% 가량 줄었다. 올해 초 13만 원대였던 한미약품 주가도 실적악화 탓에 8만 원대로 떨어졌다.

한미약품의 현금흐름도 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미약품은 올해 상반기에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27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채권과 외상판매가 늘어난 데다 연구개발 투자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나 늘린 탓이다.

한미약품은 영업활동에 따른 유입현금이 없는 상황에서 다음해 2월까지 100억 원의 회사채도 갚아야 한다. 동아ST 지분을 7년 만에 판 데 이어 추가매각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만기 회사채 때문에 동아ST 지분을 매각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대규모 연구개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고 말했다.

제약 전문가들은 “연매출 7천억 원에 불과한 회사에서 다소 무리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동아ST 지분을 매각해 540억 원 가량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겠지만 자금이 자꾸 줄어드는 것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이 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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