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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와 황영기 임기 막판까지 말싸움, 금융위는 누구 손 들어줄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7-11-10 16: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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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과 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초대형 투자금융회사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은 임기 초부터 업권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설전을 벌여왔다. 두 사람 모두 임기 막바지인데 누가 유종의 미를 거둘지 주목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93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하영구</a>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97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황영기</a> 임기 막판까지 말싸움, 금융위는 누구 손 들어줄까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왼쪽)과 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장.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 회장과 황 회장은 초대형 투자금융회사의 발행어음사업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데 이 사업이 은행의 업무범위를 침해할 가능성이 특히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 등에서 자체신용을 바탕으로 일반투자자에게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을 뜻한다. 초대형 투자금융회사는 발행어음 한도가 자기자본의 200%에 이른다.

대형 증권사 5곳이 자기자본을 모두 더하면 24조6천억 원 정도다. 이들이 모두 초대형 투자금융회사로 지정되고 금융위원회로부터 발행어음을 인가받을 경우 최대 49조2천억 원을 조달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업에 빌려주는 등의 신용공여업무 재원으로 쓸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투자금융회사는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자기자본의 200%까지 기업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은행은 예금과 대출 양쪽에서 초대형 투자금융회사와 경쟁해야 한다. 당장 발행어음 금리가 은행의 예금금리보다 높을 것으로 점쳐져 기업고객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를 감안해 하 회장은 최근 초대형 투자금융회사를 향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예컨대 그는 초대형 투자금융회사가 신생 혁신기업에만 신용공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 회장은 10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초대형 투자금융회사에 신용공여를 허용하면 외환위기의 시작이 됐던 단자회사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사자는 사냥을 해야 하는데 대출만 하면서 여물을 먹겠다고 하면 탈이 나서 못 견디고 DNA도 바뀐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성명에서 초대형 투자금융회사의 단기금융업 인가를 미룰 것을 금융위에 요청하면서 “초대형 투자금융회사의 발행어음은 일반투자자에게 원금보장 상품을 팔아 얻은 돈을 기업에 빌려주는 것으로 시중은행의 업무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황 회장도 적극 맞서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은행연합회의 주장 직후 단기금융업 인가를 요청하는 성명을 내면서 “은행과 벤처캐피탈 중심의 자금공급은 성장잠재력이 큰 혁신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거나 자금을 대주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받아쳤다.

황 회장도 10월 브리핑에서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기업은 은행의 기존 고객과 비교해 규모, 업력, 신용 등에 차별점이 있다”며 “초대형 투자금융회사가 은행의 업무범위를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형 증권사들은 앞으로 3년 동안 기업금융에 5조~6조 원을 쓰겠다고 했는데 5대 대형은행의 1% 수준”이라며 “(은행에게) 초대형 투자금융회사의 출범이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 회장은 임기 내 최대 과제였던 성과연봉제 추진에서 수확을 거두지 못했고 황 회장은 연임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임기의 사실상 마지막 쟁점인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문제를 두고 더욱 강하게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13일 정례회의에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인가안을 상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안건의 통과 여부에 따라 하 회장과 황 회장의 승부결과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하 회장은 2014년 12월, 황 회장은 2015년 2월에 각각 취임한 뒤 다양한 사안을 두고 부딪쳐 왔다. 양쪽 모두 ‘승부사’ 기질로 유명하다.

2016년 초 은행에 투자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허가하는 문제로 대립했을 때는 은행의 관련 업무가 허용됐다. 반면 은행의 신탁업 허용 여부를 놓고 다퉜을 때는 금융위가 은행의 진출을 결국 허용하지 않았다.    

이때 황 회장이 금융투자업계 홀대론을 앞세워 은행을 ‘기울어진 운동장’에 빗대자 하 회장이 은행도 투자사업을 함께 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종합운동장’으로 받아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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