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이 미국 뉴욕지점의 사업을 재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뉴욕에서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최근 금융감독원 제재를 받은 것을 계기로 뉴욕사업 전반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도 미국에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다가 DB손해보험과 함께 금감원 제재를 받았는데 결국 최근 미국 현지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험인수 업무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김 사장은 괌과 하와이에서 선전하고 있는 DB손해보험의 미국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2011년 뉴욕지점을 개설해 미국 본토로 영역을 확장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뉴욕지점 진출 당시 장기적으로 미국 지점의 전체 매출을 국내 매출만큼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였었다.
DB손해보험은 미국에 뉴욕, 캘리포니아, 괌, 하와이 등 4곳의 지점을 두고 있는데 유독 뉴욕지점의 성적이 좋지 않다.
미국은 소송문화가 발달해 보험금 지급규모가 크다는 점을 대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DB손해보험은 10월 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사항 1건과 개선사항 1건을 지적받았다.
DB손해보험이 미국 뉴욕에서 시장평균보다 낮은 보험료를 받아 손해율이 높아졌고 이 때문에 부실계약이 늘어났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다른 미국 현지보험사들은 지급할 보험금을 적절히 추산해 보험료를 책정했지만 DB손해보험은 현지상황과 맞지 않는 낮은 보험료로 계약을 맺어 결국 손실이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DB손해보험이 현지시장의 정보를 많이 수집한 뒤 지역별 등 인수기준을 세분화하고 손해율을 세분화한 인수기준에 따라 면밀히 분석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뉴욕에서 보험료 인상을 검토하는 한편 갱신을 앞둔 계약의 관리를 강화하는 등 손해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DB손해보험이 최근 회사이름을 바꾸면서 보험신계약이 위축될 것을 우려해 다양한 전략을 찾고 있는 점과 맞물려 뉴욕에서 포트폴리오에도 변화를 줄 수도 있다.
또 DB손해보험이 괌이나 하와이에서 주택보험이나 자동차보험 위주의 영업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이를 뉴욕에 적용할 수도 있다.
DB손해보험은 한국 특유의 신속한 업무처리를 강점으로 인정받아 괌에서는 업계 2위로 입지를 다지고 있고 하와이에서는 로컬보험사 가운데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괌과 하와이에서 각각 순이익 433억 원, 740억 원을 올렸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뉴욕에서 106억 원가량의 순손실을 봤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그보다는 적자규모가 축소됐다”며 “미국 뉴욕에서는 현지 사정이 다 좋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