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7-11-03 17:14:58
확대축소
공유하기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의 개입으로 가족분쟁이 커졌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박 전 대표가 조현준 회장의 동생인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 최대 100억 원을 받는 대가로 효성 오너가족 분쟁에 개입한 것으로 파악했다.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준 회장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표와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의 배임수재, 배임증재 혐의 재판에 검찰증인으로 출석해 “박 전 대표가 ‘효성 중공업PG 매출성장의 주역’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퇴사해 변호사의 길을 가려고 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으면 ‘서초동에 가게될 것’이라고 협박했다”며 “박 전 대표가 효성 경영진 등의 불법비리를 폭로하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효성이 조현문 전 부사장의 공을 부각시키는 보도자료를 내지 않으면 불법비리를 폭로해 검찰로부터 수사 받도록 만들겠다고 박 전 대표가 조현준 회장을 협박했다는 것이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효성에서 중공업PG를 이끌며 매출이 2배 이상 늘었지만 저가수주로 몇 년 동안 영업손실을 봤다. 조현문 전 부사장의 중공업PG 매출성장 공로를 부각시켜 호의적 여론을 조성하려던 것으로 풀이된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박 전 대표와 함께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효성 지분을 조현준 회장이 고가에 매입하도록 요구하며 불법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조현준 회장은 진술했다.
검찰은 박 전 대표가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 가족분란을 일으키라고 지침을 준 증거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표의 개인컴퓨터에서 ‘HJ(조현준)을 제압해 충분히 겁먹게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준비한 메시지 봉투를 조현준 회장에게 보여주고 위법행위 리스트를 언급하라“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 나왔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박 전 대표의 제안에 따라 2015년 부모인 조석래 전 회장 부부의 집을 찾아가 난동을 부렸다는 증거도 검찰 측에서 제시됐다.
▲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표의 개인문건에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 “모친을 제압하기 위해 모친이 타격을 받을 만한 단어, 충격적 말을 해야 한다” 등의 지시가 적혀 있었다.
조현준 회장은 “3월7일이 동생 생일이라서 3월8일 부모님이 꽃을 보냈는데 동생부부가 생일이 지난 뒤 꽃을 보낸 것은 주택 무단침입이라고 주장하며 부모 집에서 소란을 피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가족분쟁 관련 지침을 제공하는 대가로 조현문 전 부사장으로부터 최대 100억 원을 받기로 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효성그룹 부동산 계열사의 비상장 주식을 조현준 회장에게 비싼 값에 파는 데 성공하면 박 전 대표에게 100억 원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