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국감에서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위원장 자리를 넘겨받고 있다. <뉴시스> |
“잠시 회의를 정회하겠습니다.”
신상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자리를 떠나려 하자 여당 의원들의 볼멘소리가 튀어나왔다.
자유한국당인 신 위원장이 국감에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감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국감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의 사회로 국감이 진행되고 있었다.
신상진 위원장은 신경민 의원으로부터 의사봉을 넘겨받은 후 국감 보이콧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 강행 때문이라며 모든 책임은 정부여당에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은 국감 복귀가 결정돼 신경민 의원에게 미리 문자를 보내 기다려달라고 했음에도 기다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해 유감스럽다”고 불만을 보였다
그 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돌아올 때까지 회의를 중단하겠다며 나가자 여당 의원은 물론 국민의당 등 다른 야당 의원들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행태를 성토했다. 여기가 안방이냐며 마음대로 들어왔다 나갔다 해도 되냐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약 40여분간 회의가 중단된 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돌아온 뒤 재개된 회의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국감보다 정국을 둘러싼 날선 대립을 이어갔다.
신경민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간사협의도 없이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중단하고 편파진행을 하고 있다”며 “과방위가 쌓아온 최소한 예의를 지켜달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간사인 박대출 의원은 “근본적 책임은 정부여당”이라머 “위원장 부재중 진행된 회의와 관련해 국회법상 책임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7일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이 고영주 이사장 해임발언을 하며 압박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엄연히 이사장 해임 권한을 들고 있는 방통위가 어떤 말도 한 적 없는데 국감에서 어떻게 주장도 아니고 해임을 기정사실화하는 그런 발언이 나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의원의 갑질은 없어져야 한다”며 “지난 회의 때 기관 증인이 점심 때 개인활동한 것에 부적절한 발언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27일 국감 때 고영주 이사장이 점심 때 자유한국당 의총에 출석한 것을 놓고 신경민 의원과 설전이 벌어졌던 부분을 겨냥한 발언이다. 김 의원은 “이런 게 국회 갑질”이라며 “기관증인 대할 때 품격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신 의원은 “고영주 이사장은 처신 문제가 많았는데 공영방송 이사장의 중립성과 객관성에 있어 신중했어야 한다”며 “말실수나 결례를 범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다만 신 의원은 “친정인 MBC를 망가뜨린 주역이 똑바로 하라는 표현을 쓴 데에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MBC 보도국장을 지낸 기자출신 의원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을 주장하는 의사진행발언을 계속자 대부분의 여당의원들은 자리를 떴다. 이에 과방위 오전 국감은 질의자로 나선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여당 의원들의 자리는 빈 채 진행됐다.
국감 질의 과정에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방송장악 논리를 앞세웠다. 김재경 의원은 “방송장악은 어느 정권이나 있었다”며 “박근혜 정부도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십분의 일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최근 방문진 이사 사퇴 과정을 놓고 “위원들 집 앞까지 찾아가 소란을 벌인 이들이 있는데 강요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