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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대규모 사장단 인사 서두를 듯, 이재용 새 판 다 짰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10-19 12: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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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주요계열사의 사장단과 임원인사가 기존보다 한 달 정도 이른 11월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게이트 사태로 지난해부터 임원인사가 미뤄지고 있는데다 권오현 부회장이 DS부문장 등이 주요보직에서 사퇴하며 조직쇄신과 경영진 세대교체를 주요 목표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삼성 대규모 사장단 인사 서두를 듯, 이재용 새 판 다 짰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 시대의 삼성그룹과 작별하는 변화를 추진하면서 ‘친정체제’로 경영진을 대폭 물갈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삼성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에 대비해 삼성그룹이 적극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게이트 재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날 여지가 남아있고 권 부회장의 사퇴로 삼성그룹의 경영공백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피터 김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니혼게이자이에 기고한 글에서 “이 부회장은 다른 재벌총수와 같이 항소심에서 판결을 뒤집거나 형기를 채우기 전에 사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권 부회장은 DS부문장과 대표이사 등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경영진 세대교체와 강도높은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삼성 미래전략실의 해체로 이건희 시대 핵심인물로 꼽히던 최지성 전 부회장 등 고위임원이 대거 떠난 상황에서 권 부회장의 사퇴는 인적쇄신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밖에 없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에 친정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기존 경영진과 차별화하는 인물들을 중심에 두는 대규모 인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룹 내에서 11월 초 사장단 인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가 “권 부회장의 사퇴는 곧 이 부회장의 영향력이 강화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권 부회장이 물러나면 삼성그룹에서 이 부회장이 유일한 부회장급 임원으로 남게 된다.

재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의 주요계열사가 정기인사를 11월 초로 앞당겨 실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 부회장의 후임자로 DS부문장을 하루빨리 선임해야 하는데다 박근혜 게이트 여파로 지난해 말부터 임원인사가 계속 미뤄져왔기 때문이다.

대규모 인사를 앞당겨 실시하는 것은 안팎에서 커지고 있는 삼성그룹의 경영공백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이 부회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삼성그룹은 이미 이건희 회장의 와병 뒤부터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조직개편 등 대규모 변화를 추진하고 있었다”며 “경영공백으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풀려난다고 해도 경영에 복귀하려면 여론을 살피고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주들에도 지지를 얻어야 한다. 
 
삼성 대규모 사장단 인사 서두를 듯, 이재용 새 판 다 짰나
▲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김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주주들의 우호적 여론을 얻기 위해 배당과 자사주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을 대폭 강화하며 현재의 경영체제에도 대규모 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임원인사는 기존 사장단을 새 인물로 교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사회에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변화도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역할이 최초로 분리되거나 외국계 CEO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할 가능성 등이 꾸준히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그룹이 대규모 인사를 통해 새 인물들로 세대교체를 이뤄내며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면 이 부회장이 조기에 경영복귀를 추진하는 데도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는 데 일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박근혜 게이트에 분노한 사회적 여론이 아직 뜨겁고 문재인 대통령도 재벌에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 부회장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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