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7-10-16 18: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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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2월 임기만료를 앞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의 후임으로 누구를 지명할까?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양적완화정책을 마무리하고 점진적으로 긴축기조로 돌아설 것임을 내비쳤다. 이 과정에서 새 의장의 성향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가 빨라지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차기 연준의장을 놓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매파’로 꼽히는 워시 전 연준 이사 유력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연준의장 자리에 옐런 의장을 비롯해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학교 교수 등 4명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왼쪽)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존 테일러 교수는 통화정책의 긴축을 주장하는 ‘매파적’ 성향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이들 가운데 한 명이 차기 의장자리에 오를 경우 연준이 긴축기조로 돌아서는 데 힘이 실릴 수도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언론의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워시의 지명 가능성이 약 30~40% 정도로 가장 높다”며 “워시가 지명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존 테일러 교수도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테일러 교수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조정기준이 되는 ‘테일러 준칙’을 제시했으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너무 낮게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함께 테일러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며 “테일러 교수는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을 줄곧 비판해 온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정책을 놓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의장 선임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파월 이사도 가능성
파월 연준 이사는 상대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비둘기파’에 가까워 옐런 의장과 비슷한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허 연구원은 “파월 이사의 경우 현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평균적인 성향보다 더 비둘기파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며 “므누신 재무장관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것은 강점이지만 연준의 개혁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호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약점”이라고 파악했다.
▲ 재닛 옐런 연준 의장(왼쪽)과 제롬 파월 연준 이사.
서향미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워시 전 이사는 연준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비판적 시각을 보이지만 파월 이사는 기존 옐런 의장의 성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두 후보의 엇갈린 성향 때문에 차기 의장 선정에 따라 앞으로 통화정책 기조가 변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현재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옐런 의장이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저금리 기조, 금융규제 완화 등의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워왔기 때문이다.
다만 옐런 의장은 미국 경제의 회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점을 높게 평가 받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CNBC에 따르면 13일 퇴임한 스탠리 피셔 전 연준 부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옐런 의장을 재선임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 밖에 유력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던 개리 콘 국가경제위원장의 지명 가능성은 최근 들어 낮아진 것으로 관측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콘 위원장은 8월 미국 샬러츠빌에서 일어났던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사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견해차이를 보이면서 사이가 멀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말 백악관 기자들에게 “새 연준 의장을 뽑기 위해 후보자들을 만났다”며 “앞으로 2~3주 안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늦어도 10월 말~11월 초까지는 새 연준 의장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