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가 화장품사업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콜마는 '3D프린팅'과 '유전자 정보분석기술' 등을 화장품 제조에 접목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최근 3D프린터 기술전문개발회사인 삼영기계와 손잡고 3D프린팅을 활용해 화장품을 만든다고 밝혔다.
삼영기계가 립스틱과 팩트 등을 3D프린팅 방식으로 만드는 기계를 개발하고 한국콜마가 화장품 소재개발과 원료기술 지원을 담당한다.
3D프린팅 기술은 3D도면을 바탕으로 3차원 물체를 만들어내는 기술로 4차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국콜마는 화장품을 대량으로 빠르게 생산해 생산성을 대폭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D프린팅 기술은 최근 3D프린터로 자동차, 신체의 일부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발전했다.
독특한 색상이나 질감의 화장품을 만들어내는 데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기존의 성형기법 제조방식으로 다양한 색상을 구현하기 어려웠지만 3D프린터 기술을 적용하면 수십 가지 색상, 폭넓은 질감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안 이렇게 할 변화가 없었던 화장품업계에서 한국콜마는 전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성장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회사들은 최근 국내에서는 내수부진과 경쟁심화, 해외에서는 중국의 사드보복 등으로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2일 “화장품회사들은 4분기까지 실적감소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 화장품업계는 실적은 저점, 사드보복 등의 리스크는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파악했다.
▲ 한국콜마는 최근 삼영기계와 화장품 생산용 3D프린터 기계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윤상현 한국콜마 사장(왼쪽에서 두번째)과 한금태 삼영기계 대표(왼쪽에서 세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한국콜마는 화장품사업에 유전자 분석기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유전자 분석기술은 미용, 의료, 식품 등에 유전자 분석결과를 적용해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로 이 역시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술로 꼽힌다.
한국콜마는 9월 유전자 분석기술을 보유한 이원다이애그노믹스의 지분 10.76%를 인수하고 유전자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는 미국 다이애그노믹스가 2013년 세운 회사로 세계 최대 유전자분석 회사인 일루미나의 사업파트너이기도 하다.
한국콜마는 “유전자분석을 통해 가령 비타민C대사가 낮은 고객에게는 비타민C가 함유된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등 맞춤형 제품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예방의료 부문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사업성이 확인되지 않은 기술을 도입하려는 것인 만큼 새로운 시도가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D프린터와 유전자정보기술 등은 화장품업계에서 참신한 시도이자 새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도 “정작 마케팅, 브랜드파워 등에 크게 좌우될 수 있는 화장품업계의 특성 상 이런 시도를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2012년 한국콜마주식회사에서 분할·설립된 회사로 화장품사업과 제약사업을 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두 사업의 매출비중은 각각 76%, 24%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