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중공업·조선·철강

한국항공우주산업 새 대표 김조원을 보는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10-11 15:48:42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내정자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방산사업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 적임자인지를 놓고 방산업계의 시선이 엇갈린다.

방산사업의 이해도가 낮아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당면한 과제를 제대로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구심이 자리잡고 있지만 감사원에 오랜 기간 몸담은 경력을 바탕으로 경영쇄신을 벌이는 데 적합한 인사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 한국항공우주산업 경영 적임자인가

11일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5일 오전 9시에 경상남도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 내정자를 대표이사에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새 대표 김조원을 보는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
▲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새 대표이사 내정자.

수출입은행과 국민연금이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3분의 1 넘게 보유하고 있고 하성용 전 사장의 사임으로 생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영공백을 시급히 메워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김 내정자의 대표 선임이 임시주총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김 내정자가 방산업계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을 문제삼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내정자는 22살인 1978년 행정고시 22회에 합격해 감사원에서 25년 동안 일한 정통관료 출신이다.참여정부 때는 약 1년10개월가량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역임했고 이후 감사원 사무총장도 맡았다.

김 내정자가 사실상 방산사업을 다뤄본 적이 없어 국내 최대 방산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영을 잘 이끌기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벌이는 사업의 특성상 항공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많이 요구되는데 김 내정자가 방산사업을 다뤄본 적이 없어 업무파악에 많은 시간을 쏟다가 중요한 사업을 놓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12월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사업) 수주 여부가 결정된다. 이 사업은 초기 사업비만 해도 17조 원이고 후속물량과 제3국 수출물량까지 합하면 총 사업비가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해외사업본부장을 맡아 이 사업을 주도했던 김인식 부사장의 자살로 사업추진 동력이 다소 약해진 것으로 보이는데 김 내정자의 이력을 살펴볼 때 이 사업을 진두지휘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말이 나온다.

개발이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 문제도 김 내정자가 풀어내야 할 과제다.

감사원이 7월에 수리온의 성능이 미흡한데도 불구하고 전력화 됐다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현재 수리온을 군에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수리온 수출협상도 사실상 중단됐다.

김 내정자가 ‘부실헬기’로 낙인찍힌 수리온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선 수리온의 비행안전성과 성능이 우수하다는 점을 설득해야 하는데 항공산업 비전문가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 한국항공우주산업 내부에서는 환영

하지만 방산업계 비전문가라는 점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반론도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가 본격화한 뒤 온갖 비리의혹에 휩싸여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새 대표 김조원을 보는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
▲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이런 상황에서 김 내정자가 감사원 사무총장까지 역임했기 때문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둘러싼 비리의혹을 걷어내는 데 가장 알맞은 인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검찰의 한국항공우주산업 수사 이후 분식회계와 원가조작 등의 혐의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비리조직으로 오해받다 보니 이를 해결할 적임자로 김 전 사무총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가 2013년부터 건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맡으면서 회계학을 강의했던 점도 한국항공우주산업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놓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하 전 사장의 재임 시절에 5천억 원대의 분식회계가 저질러진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김 내정자는 회계 전문가라는 장점을 이용해 분식회계 의혹을 해소하는 데 역할을 도맡을 공산이 크다.

김 내정자는 10일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적법한 회계처리는 한국항공우주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모든 대기업의 문제”라며 “회계가 전공인 만큼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왜곡된 정보는 없는지 등을 면밀하게 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내부에서도 김 내정자의 선임을 적합한 인사라고 바라본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당면한 과제들을 살펴볼 때 해외와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며 “관료출신인 김 내정자가 정부와 맺고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사업에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출범한 1999년 이후 항공·방산업계 전문가로서 한국항공우주산업 경영을 이끈 사장은 2대 사장인 길형보 전 육군 참모총장과 5대 사장인 하성용 전 사장 2명뿐이다.

초대 사장인 임인택 전 사장은 제35대 교통부 장관을 지냈으며 3대 사장인 정해주 전 사장과 4대 사장인 김홍경 전 사장도 각각 통산산업부 장관과 산업자원부 차관보 등을 역임한 관료출신이다.

방산사업을 추진하는 데 정부와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는 김 내정자가 어수선한 한국항공우주산업 분위기를 다잡고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데 탄력을 줄 것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인기기사

미국 반도체법으로 삼성전자 TSMC 인텔 포함 3475억 달러 투자유치, 'AI 패권'.. 김용원 기자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도 중국에 잡힐 판, HD한국조선해양 '선두 유지' 안간힘 류근영 기자
'30조' 체코 원전 수출 절실한 팀코리아, 웨스팅하우스 리스크 잠재우기 온힘 이상호 기자
5월 연휴엔 트레킹 어떠세요, 서울 한복판부터 인제 천리길까지 명소를 가다 신재희 기자
한국투자 “삼성중공업 목표주가 상향, 해양 프로젝트 매년 2조 매출 전망” 류근영 기자
SKT KT LG유플러스 누가 먼저 하늘 길 열까, UAM 상용화 선점 3파전 나병현 기자
[여론조사꽃] 윤석열 지지율 23.8%로 하락, 영수회담 의제 1순위는 ‘채 상병 사건’ 김대철 기자
SK이노베이션 1분기 영업이익 6247억 내 흑자전환, 정유사업 호조 김호현 기자
신영증권 “HD현대중공업 올해 실적 반등 전망, 특수선 수주 증가” 김호현 기자
샤오미 전기차 '생산 지옥'도 피했다, SU7 출시 1달 만에 "1만 대 생산" 발표 김용원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