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노사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통상임금 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 노사가 통상임금 문제를 놓고 합의를 이뤄내면서 앞으로 GS칼텍스 노사의 임단협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 노사는 9월27일과 28일 실무교섭을 진행하고 추석이 끝난 뒤 본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GS칼텍스 노조 관계자는 “아직 회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서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적다”면서도 “현재 집행부가 이전 집행부보다 통상임금 문제에 비교적 적극성을 보이면서 임단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 노사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 가운데 올해 임단협에서 가장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등 일반적인 임단협뿐 아니라 통상임금 문제를 놓고도 다른 정유사가 어떤 합의점를 내놓는지 일단 지켜본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 노사가 통상임금 문제에서 합의를 보면서 GS칼텍스 노사의 올해 임단협도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에쓰오일은 올해 가장 먼저 2012년 5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모두 32개월 동안 지급한 초과근로수당에 정기상여금 800%를 통상임금으로 반영하는 데 우선 합의하고 향후 앞으로도 이런 원칙을 적용할지 논의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 노사는 정기상여금 600%를 통상임금으로 산정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과거 4년치 임금에도 적용해 소급분을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 노조는 현재 회사를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통상임금 관련 소송도 취하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동종업계의 동향을 살펴보면서 통상임금 문제는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고 우선 임금인상률과 임금체계 개선 등만 합의했다.
에쓰오일 노사가 통상임금 문제에 가장 먼저 합의할 때만 해도 정유사마다 정기상여금 관련 규정이 미묘하게 달라 달라 다른 정유사 노사의 통상임금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봤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뒤집고 현대오일뱅크 노사가 정기상여금 600%를 통상임금으로 산정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에쓰오일도 통상임금 논의를 지속하기로 하면서 GS칼텍스와 SK이노베이션 노사 모두 통상임금 문제에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
통상 정유업계는 정유4사 가운데 한두 곳이 임단협을 타결하면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임단협이 급물살을 타는 경우가 많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노조는 2015년 말 통상임금과 관련해 연대관계를 맺을 정도로 이 문제와 관련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GS칼텍스가 노조에게 통상임금을 지급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실적에 미치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의 지난해 전체매출에서 인건비 비중은 정유업계 평균수준보다 약간 낮은 1.4%인데 이는 국내 500대 기업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 평균보다 훨씬 낮다.
다만 GS칼텍스가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7% 가까이 줄어들었는데 3분기도 실적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