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7-09-20 18: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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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KT&G 지분을 올해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자본건전성이 개선됐고 매년 350억 원에 이르는 배당수익을 거둘 수 있는 만큼 매각의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은 KT&G 지분을 올해 매각하기로 했던 이사회의 결정을 철회한다고 20일 밝혔다.
▲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기업은행은 KT&G 지분 951만 주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은 1998년 금융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현물출자로 받은 것이다.
기업은행은 2015년 2월 이사회에서 지분 전량을 올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 은행건전성 기준인 바젤III에 따라 상장주식의 위험가중치가 현재 100%에서 300%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은행은 건전성 지표 가운데 하나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산출할 때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구한다. 상장주식의 위험가중치가 높아질 경우 분모가 커지며 BIS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게 된다.
기업은행은 “2015년 이사회 결정 당시에는 자기자본비율이 12.39%로 은행업계 평균치를 밑돌았기 때문에 주식매각을 통한 자기자본비율 개선이 필요했다”며 “하지만 현재는 대손준비금의 규제완화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 덕분에 자본적정성을 개선하면서 매각사유가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6월 말 기준 14.05%였다. 바젤III에 따르면 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을 2019년 14%까지 끌어올려야 하는데 이 기준을 넘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KT&G 지분 보유를 통해 배당수익도 계속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분을 처분할 경우 매년 350억 원가량에 이르는 배당수익을 더 이상 확보할 수 없게 된다”며 “지분보유로 배당수익을 계속 거두게 되면 매년 자기자본비율이 약 0.01%포인트 개선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매각철회 결정은 자기자본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영상황 등을 고려해서 내린 것”이라며 “매각여부와 관련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신속하게 판단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