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매각을 추진하는 반도체사업의 인수대상자를 SK하이닉스와 애플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웨스턴디지털이 새 인수제안을 내놓고 법적대응도 검토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20일 아사히신문 등 다수의 일본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도시바가 이사회를 열고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에 반도체사업 매각을 정식으로 결정했다.
베인캐피털의 컨소시엄에는 SK하이닉스와 애플, 미국 서버업체 델과 하드디스크업체 씨게이트 등이 참여한다. 매각대금은 시설투자 지원금을 포함해 약 24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 컨소시엄은 이전에도 우선인수협상자로 선정된 적이 있지만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인수금액을 높여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며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
이번에 이 컨소시엄도 인수금액을 대폭 올리고 애플을 끌어들이는 등 조건을 변경해 꾸준히 도시바와 협상에 나선 결과 다시 승기를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도시바가 8월에 웨스턴디지털에 매각을 결정했다 철회하는 등 입장을 계속 바꿨던 것을 놓고 볼 때 이번 결정이 끝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후지TV는 “도시바가 한미일연합에 반도체 매각을 결정했지만 웨스턴디지털은 경영참여를 포기하는 등 크게 양보하며 새로운 인수제안을 내놓고 있다”며 “최종결정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웨스턴디지털이 앞으로 계속 매각을 반대하며 법적분쟁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고 컨소시엄에 SK하이닉스 참여가 반독점규제 심사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일본 정부펀드 등은 웨스턴디지털의 반대 가능성을 우려해 컨소시엄에서 빠지며 한미일 연합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웨스턴디지털이 법적대응에 나설 경우 도시바 반도체 매각은 무산될 수도 있다”며 “도시바는 계약을 빨리 마무리하려 하고 있지만 아직 우려가 남아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